24일 개막 KLPGA투어 ‘엘크루-TV조선 프로 셀러브리티’ 출전… “하이원 우승하고 소고기 사먹었어요”
임희정은 웃는 모습이 닮았다고 '사막여우'란 별명을 얻었다. 이제 플레이 스타일도 점점 노련미를 갖추고 있다. 사진은 올해 KLPGA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를 잡고 기뻐하는 모습. /KLPGA
“현역 시절 저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엄청난 압박을 경험하고 이겨냈던 이승엽 선수님이나 허재 감독님 같은 분과 라운드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임희정(21)은 24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안산의 아일랜드 컨트리클럽(파72·6613야드)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엘크루-TV조선 프로 셀러브리티’에 출전하는 스타 골퍼 중 한명이다. 장하나와 최혜진, 지한솔, 김해림, 이가영 등과 함께 우승을 다툴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43년의 역사를 지닌 KLPGA 투어에서 처음으로 프로와 셀럽이 함께 하는 대회를 최대한 즐기고 싶다고 했다. ‘명랑 골프’를 치며 즐기다 보면 오히려 성적도 따라올 것이라는 기대도 했다.
임희정은 지난 8월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강원도 정선)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차지하며 2019년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이후 1년 10개월 만에 통산 4승 고지에 올랐다. 2년 가까운 우승 가뭄에 원형 탈모증까지 생겼던 그는 고향 태백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홈코스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회장 진입로에 스무 개가 넘는 응원 플래카드가 화제였다. 태백과 정선 지역 주민들, 그리고 팬 클럽 회원들이 내건 플래카드에는 ‘우승하고 소고기 먹자’는 재미있는 문구가 있었다. 우승하고 소고기 먹었느냐고 묻자, 임희정은 “상금도 든든하게 받은 만큼 한우 원없이 많이 먹었어요”라며 웃었다.
임희정은 2년간의 슬럼프와 그 우승 이후 골프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제가 보기 보다 늘 이기려고 하는 성격이 강해요. 그러니까 쉽게 피곤해져요. 적당히 하다가도 마지막 날 잘해야 좋은데요. 아무것도 모르다 이제 배워가는 느낌이에요. 제 컨디션만 좋다고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고요. 컨디션이나 분위기 등 어떤 상황에서도 성적을 일정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죠.”
임희정의 주무기는 결정적인 순간 승부를 끝내는 클러치 퍼팅 능력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역점을 두고 연습하는 것도 퍼팅이다. 그는 “저는 성적이 좋을 때 보면 퍼팅이 잘 받쳐주고 꼭 퍼팅을 성공해야할 때는 성공했어요. 샷도 중요하지만 클러치 퍼팅 능력을 기르는데 힘을 쏟아야죠”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 우승과 팀 우승이라는 두마리 토끼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18번홀(파5)은 1·2라운드에선 527야드로 세팅하지만 마지막 3라운드에선 상당수 선수들이 투온에 도전할만한 464야드로 거리를 줄인다. 임희정은 “1타차 선두를 달리고 있어도 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투온에 도전하겠어요”라고 말했다. 임희정은 KLPGA투어에서 가장 스윙이 좋은 선수 중 한명으로 꼽힌다. 여기에
웃는 모습이 닮아 붙었다는 별명 ‘사막여우’처럼 시련을 거치며 경기 운영 능력도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 장하나와 박민지의 양강 구도로 흘러가던 KLPGA투어에 임희정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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