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페블비치 프로암 우승… 8개월만에 통산 4승… 상금 15억
13일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2라운드 8번홀에서 경기하는 조던 스피스./AFP 연합뉴스 |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막을 내린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페블비치 프로암.
3년 7개월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골든 보이‘ 조던 스피스(28·미국)에게 모든 관심이 쏠렸지만, 정작 멋지게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는 스피스의 동갑 친구 대니엘 버거(미국)였다. 선두에 2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했던 버거는 이글 2개, 버디 4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여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역전 우승했다. 버거는 2017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스피스와 연장 대결을 벌여 패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당시 스피스가 그린 주변 벙커샷을 그대로 성공하며 버디를 잡아 우승했고, 버거는 3년여 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다.
버거는 최종 라운드 17번 홀까지는 공동 선두를 달리다 18번 홀(파5)에서 투온에 성공하고 9m 내리막 이글 퍼트를 넣으면서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버거는 2020년 찰스슈와브챌린지 우승 이후 8개월 만에 통산 4승째를 올리면서 우승 상금 140만4000달러(약 15억원)를 받았다.
대니얼 버거가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블비치 프로암 최종 라운드 18번 홀에서 이글 퍼트를 넣고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버거는 동갑 친구인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 등과 함께 어린 시절부터 미국 골프의 희망으로 기대를 모았다. 2015년 PGA 투어 신인상을 차지하고 2016년과 2017년 세인트 주드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메이저 우승이 없는 그는 워낙 잘나가던 친구들에 비해 한 수 아래로 여겨졌다. 버거는 “마지막 홀 이글로 연결된 3번 우드샷은 내 인생 샷으로 꼽을 수 있다. 최고의 재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누구보다 더 노력한다는 것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감격했다.
버거에 2타 뒤진 16언더파로 2위에 오른 매버릭 맥닐리는 IT 갑부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공동 창립자인 스콧 맥닐리의 아들이며,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재미교포 대니엘 강의 남자친구이다.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마지막 날 7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한 대니엘 버거. /AFP 연합뉴스 |
2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지만 2주 연속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진 조던 스피스(28·미국)는 “예전처럼 (확실하게 이기는) ’지루한 게임(boring game)’을 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한 해에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5승까지 거두던 시절 스피스는 선두에 오르면 마법의 퍼트 솜씨를 앞세워 ‘확실한 끝내기 능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스피스는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3위(15언더파)에 머물렀다. 경기 초반 짧은 퍼트가 여러 차례 홀을 빗나갔고, 14번 홀(파5)에서 1.8m짜리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한 게 뼈아팠다.
스피스는 지난주 피닉스 오픈에서는 3라운드에서 버디 10개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에 올랐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주춤하면서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스피스는 2017년 7월 디오픈 우승까지 메이저 3승을 포함해 투어 통산 11승을 올렸다. 성실하고 매너 좋은 ‘골든 보이’로 불리며 타이거 우즈(46·미국)를 이을 ‘차세대 황제’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후 거짓말처럼 부진이 이어지며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1위였던 데이비드 듀발은 “스피스가 평균 300야드가 채 안 되는 드라이브 비거리의 약점을 보완하려다 잘하던 아이언 샷과 퍼팅까지 무너졌다”고 분석한다. 스피스는 지난해부터 우즈의 옛 스승인 부치 하먼에게 배우며 샷 감각을 회복하고 있다. 스피스는 최종 라운드 마지막 17·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낸 뒤 “예전의 좋았던 시절 느낌과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 앞으로 계속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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