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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때 126개 였던 퍼트 수 102개로 24개 줄어… “역시 퍼팅은 돈” 상금 10억원 차이

눈과 머리, 어깨 위치 보며 연습하는 거울 퍼팅 연습 장비 활용… 코피가 터져도 배움 즐기는 스타일


지난 15일(현지시각) 마스터스대회 파이널 라운드 8번홀 그린에서 퍼트하는 임성재./AFP 연합뉴스

골프에는 퍼팅에 관한 명언이 많다. 골프 스코어에서 퍼팅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는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은 주말골퍼의 입에도 자주 오르내릴 정도로 유명하다.

이런 건 어떤가 “골프의 절반은 재미있고, 나머지 절반은 퍼팅이다.” “골프와 퍼팅 사이에는 아무 공통점이 없다. 전혀 다른 게임이다. 하나는 공중에서, 다른 하나는 그라운드에서 경기 된다.” “퍼팅이 뛰어난 좋은 골퍼는 누구와도 겨룰 수 있지만, 아무리 위대한 볼 스트라이커도 퍼팅을 못하면 누구도 이길 수 없다.”… 골프는 퍼팅과 나머지 부분으로 이뤄질 뿐만 아니라 퍼팅은 골퍼가 갖춰야 할 ‘최종 병기’라는 뜻도 함축하는 말들이다.

◇연습을 많이 할수록 행운이 따른다

골프의 전설 아놀드 파머는 “흥미로운 건 내가 연습을 많이 할수록 행운이 따르더라”고 했는데, 그는 또 “퍼팅은 지혜와 같아서 일부는 타고난 재능이고 일부는 경험의 축적이다”라고 설파했다. 열심히 갈고 닦으면 퍼팅만큼은 주말 골퍼도 프로 골퍼 못지않게 잘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지난 16일(한국시각) 마스터스 첫 출전에 아시아 선수 최고 성적인 공동 2위에 오른 임성재(22)의 경우는 이 같은 퍼팅 격언들을 팩트 체크 하듯 입증했다.


지난 9월 US오픈에서 임성재는 퍼트 수 126개(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 31.5개, 공동 51위)를 기록했다. 대회 성적은 22위였다. 마스터스는 그린 위 경기가 어려운 걸로 악명 높은데 102개(라운드당 평균 25.5개, 1위)로 US오픈 때와 비교해 퍼트 수 24개를 줄였다. 한 라운드당 퍼팅에서만 6타씩 줄인 것이다. 어프로치 샷을 잘해 원 퍼트로 마무리한 것들도 있지만 짧은 거리 퍼팅을 대부분 성공한 게 성적 향상의 원동력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US오픈에선 1~2m 거리만 남으면 벌벌 떨면서 놓친 퍼트만 한 라운드에 6~7개나 됐다고 한다. 티샷과 그린 적중률에서 각각 1위에 오르고도 22위에 머문 이유였다.

US오픈 때 상금 12만4751달러를 받았는데 마스터스에선 101만2000달러였다. 88만7249달러(약 9억8000만원) 차이가 난다. 드라이버가 그저 쇼인지는 모르겠으나 퍼팅이 돈인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골프닷컴에 실린 임성재의 연습 비법

그럼 임성재는 어떻게 퍼팅을 갈고 닦은 것일까?

우선 지난 3월 혼다 클래식에서 임성재가 PGA투어 첫 승리를 올리자, 미국 골프전문 매체인 골프닷컴이 임성재의 퍼팅 연습 방법에 대해 다뤘던 기사를 살펴보자. ‘임성재의 부드러운 스트로크 시스템을 따라 하자(Sync your stroke simply with Sungjae Im’s smooth stroke system)는 제목의 기사에서 “알고 보니 임성재는 퍼팅의 달인”이라며 독특한 훈련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임성재가 얼라인먼트 스틱을 활용해. ‘직선 스트로크(빨간선 방향)’ 연습을 하는 모습. 퍼터 헤드가 똑바로 다니도록 하고 퍼터 헤드와 공이 직각으로 맞는데 중점을 둔다. 그린 경사가 있어도 이렇게 똑바로 공을 출발시키면 라인을 타고 들어간다. /골프닷컴

임성재는 당시 홀에서 2~3m 거리에서 ‘얼라인먼트 스틱’을 놓고, 스틱에 퍼터 헤드의 ‘힐(heel)’을 정렬하고 백스윙과 팔로 스루가 직선으로 움직이도록 훈련했다.

골프닷컴은 “임성재의 연습법은 어드레스 라인과 퍼터 헤드가 정확히 직각을 이루도록 돕고 스트로크 때 클럽헤드가 몸쪽으로 휘는 것을 방지한다”고 했다. “간단명료하면서도 매우 효율적이어서 주말 골퍼들도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직선 스트로크를 위한 연습법이었다.

클럽 헤드가 아크 형태를 그리는 ‘인투인(in to in)’스트로크나, 바깥으로 밀거나 안으로 당기는 푸시(push) 혹은 풀(pull) 스트로크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투어가 중단되면서 임성재의 퍼팅 스트로크는 흔들렸다. 직선 스트로크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짧은 퍼팅 실수가 잇달았다.

마스터스를 앞두고 2주간 하루 4시간 이상 퍼팅 연습을 하면서 직선 퍼팅 스트로크를 되찾는 기본자세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임성재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스윙코치를 맡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출신 최현 코치는 이렇게 설명했다.

“어드레스 때 왼발에 체중을 더 두고 퍼터 헤드가 똑바로 다니도록 하는 기본자세를 가다듬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 임성재는 퍼터 헤드가 공 앞뒤로 똑바로 움직이는 스트로크를 구사한다. 퍼터 헤드의 움직임이 아크를 그리면서 공을 맞히는 것은 당겨치거나 밀어치기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 왼발에 체중을 얼마나 더 두는 것일까? 55(%)대 45(%)로 약간 더 왼발에 두는 것이지만 퍼터 헤드가 일직선으로 움직이는 스트로크를 되찾는 데 중요한 변화였다.

◇왼발에 체중 두며 들어 올리는 약점 고쳐

최근 퍼팅 부진의 원인으로 오른발에 체중이 많이 실려 퍼터 헤드가 일직선으로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임성재는 자신의 세트업 자세와 헤드의 직선 움직임을 체크할 수 있는 거울 기능이 있는 퍼팅 연습 도구를 활용했다.

임성재는 퍼팅 백스윙은 낮게 하지만 공을 맞힐 때는 약간 들어 올리는 습관을 갖고 있다.

그래야 공의 구름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때 오른발에 체중이 실려 있으면 공이 제대로 임팩트가 되지 않으면서 방향성이 흐트러지게 된다. 퍼팅 난조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임성재는 “온종일 퍼팅만 연습한 날도 여러 날”이라며 “지난주부터 사용한 헤드가 작은 말렛형 퍼터도 예전 일자형 퍼터에 비해 짧은 퍼팅에 효과적이었다”라고 했다.


지난해 아시아 선수 첫 PGA투어 신인상을 받은 임성재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것은 골프를 워낙 즐기는데다 엄청난 노력까지 하는 덕분이다. 임성재는 “대회 현장에서 다른 선수들을 통해 배우는 게 많고 연습하는 걸 좋아하는 데 코로나 사태로 대회가 중단됐던 게 너무 아쉬웠었다”고 했다. 미국 언론은 거의 매 대회 쉬지 않고 참가하는 임성재에게 ‘아이언 맨’이라는 별명을 붙였는데 사실은 그 이상이다. 임성재는 골프를 시작하고 이틀 연속 쉬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최현 코치도 “지난 6년간 한번 감기 몸살 때문에 이틀을 쉰 적 있는데 그 뒤로 더 많이 연습해서 보충하더라”고 했다. 최 코치는 “임성재는 이해가 빠른데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고 포기할 줄을 모른다”며 “지난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국내 첫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경기가 끝나고 2~3시간씩 남아서 퍼트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임지택씨는 “마음에 드는 샷이 나오지 않으면 코피를 틀어막고 연습하는 승부욕도 대단하다”고 했다.”


◇노력 즐기는 임성재, PGA정글 살아남을까

PGA투어는 상상을 초월하는 경쟁이 벌어지는 ‘정글’이다. 농구 덩크 슛을 할 정도로 뛰어난 운동 신경을 지닌 더스틴 존슨, 골프장을 물리학 실험 무대로 바꾼 것도 모자라 헐크처럼 변신해 초장타를 치는 브라이슨 디섐보, 까치발 스윙으로 체격의 열세를 극복하고 모든 웨지샷을 집어넣으려는 저스틴 토머스가 최근 몇 년간 경쟁의 강도를 높였다. 기적 같은 복귀를 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우즈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여전히 뛰어난 실력을 갖춘 로리 매킬로이도 ‘그분이 오신 날’ 아무도 이길 수 없는 상대다.

이런 정글에서도 임성재가 세계 1위라는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건 즐기고 노력하고 근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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