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 람이 20일 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4라운드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
욘 람(26)이 스페인 선수로는 31년 만에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에 오른다.
람은 20일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4라운드에서 3타를 잃었지만 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했다. 람은 2위 라이언 팔머(미국)를 3타 차이로 제치고 우승상금 167만4000달러(약20억원)를 받았다.
욘 람은 16번홀(파3)에서 티샷이 러프에 떨어졌으나 칩인으로 성공해 처음엔 버디를 잡은 것으로 기록됐다.
같은 조에서 우승 경쟁하던 라이언 파머(미국)가 먼저 손 내밀어 부딪치며 축하했을 정도로 멋진 샷이었다. 2012년 타이거 우즈가 이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같은 홀에서 보여준 로브샷처럼 인상적인 장면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샷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클럽을 러프 잔디에 여러 차례 대는 과정에서 공이 약간 기울어지는 모습이 중계 클로즈업 화면에 잡혔다.
경기가 모두 끝난 뒤 2벌타 부과해 결과적으로 이 홀에서 보기를 기록했다. 넉넉한 타수 차이가 아니었다면 승패가 바뀔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람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 1위였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밀어내고 이날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1989년 세베 바예스테로스 이후 31년 만에 스페인 선수로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게 됐다.
람은 이번 우승으로 PGA 투어에서 4승, 유러피언 투어 6승을 기록하게 됐다. 유러피언 투어에서 2017년 신인상, 2019년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바 있다.
욘 람은 스페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애리조나 주립대에서 아마추어 대회11승을 거두며 주목을 받았다. 애리조나 주립대에서 16승을 거둔 필 미켈슨 이후 최고의 재능이란 찬사를 들었다. 최우수 아마추어 선수에게 주는 벤 호건 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1990년 제정된 이 상을 두번 받은 선수는 람 뿐이다.
엄청난 장타를 앞세워 프로 데뷔 1년도 되지 않아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던 람은 분노조절장애가 있다는 비판을 들을 만큼 감정 조절을 못하는 선수였다.
2017년 US오픈 2라운드에서 칩샷 실수로 보기를 하고는 욕설을 내뱉고 웨지를 패대기치고 발로 걷어차는 모습이 전세계에 공개됐다. 이후에도 툭하면 비슷한 사고를 쳐 ‘실력은 좋은데 인성이 문제’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래도 지난해 12월 결혼을 전후해 한결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는 평을 듣는다.
급한 성격 탓인지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다. 지난해 US오픈에서 거둔 공동 3위가 최고 성적이다.
타이거 우즈는 이날 더블보기 1개와 보기 5개, 버디 3개로 4타를 잃고 공동 40위(6오버파)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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