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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계약 만료 앞두고 골프장 측과 공항공사 이견… "계약 연장" vs "공개 입찰"

스카이72 오션 코스 18번 홀 전경. 이 골프장은 인천공항공사의 땅을 빌려 건설됐다. 부지 임대 계약은 올해 말 끝난다. 스카이72 골프장은 향후 코스 처리 방안 등과 관련해 인천공항공사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스카이72

인천국제공항 바로 옆에 위치한 스카이72 골프장이 요즘 비행기 소리만큼 시끄럽다. 올해 말 끝나는 임대 계약을 두고서다. 이곳은 한 해 방문 골퍼만 40만 명이 넘고, 캐디를 포함한 골프장 직원이 1100명에 달하는 수도권 최대 골프장이다. 하늘(18홀)과 바다 코스(오션·레이크·클래식 54홀)를 합해 72홀이다. 오션 코스에서는 2008년부터 11년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가 열리는 등 각종 국내외 골프 대회가 열렸다.

스카이72 골프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공사) 땅을 빌려 2005년부터 골프장 영업을 하고 있다. 72홀 중 54홀이 들어선 바다 코스는 향후 제5 활주로가 들어설 부지다. 임대료는 매년 변동하는데 올해 선납한 임대료는 171억원이었다. 2005년부터 16년간 누적 임대료는 약 1400억원이었다. 지난해 스카이72 골프장의 매출액은 748억원이었다. 빈땅을 빌려준 인천공항공사와 이를 이용한 스카이72 모두 상생을 해온 셈이다.

문제는 양측의 계약이 올해 말로 끝나는데 이후 처리 방향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계약대로라면 스카이72는 계약 만료시 골프장 내 건물과 시설물을 모두 철거해 원래 상태로 땅을 반환해야 한다. 하지만 내년쯤으로 예정됐던 제5 활주로 건설 계획이 5년 가량 미뤄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스카이72 골프장 측은 제5 활주로 건설 전까지 계약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인천공항공사 측은 공개 입찰을 통해 새로운 운영자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스카이72 측은 민법상 토지임대차 계약인 만큼 임차인의 갱신 청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계약이 갱신되지 않는다면 클럽하우스 등 지상물(600억원)과 토지 가치 상승으로 인한 이익(유익비: 900억원)을 합해 약 1500억원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계약을 연장해 주면 특혜 시비가 있을 수 있으므로 공개 입찰을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2002년 체결한 실시협약에 골프장 측이 지상물 매수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으므로 무상으로 인계를 받는다는 입장이다. 스카이72는 이 조항에 대해 민법에 반하므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카이72는 공개 입찰을 해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고 주장한다. 제5 활주로가 2025년 이후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에 기껏 3~4년 단기 계약을 할 수 밖에 없는 데다 지상물 보상액과 유익비를 부담하면서 들어올 신규 사업자가 누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스카이72는 자신들이 제5 활주로 건설 전까지 계약을 연장하면 지상물 보상비나 유익비를 인천공항공사가 부담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들이 향후 16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철거비까지 부담하니 그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주장한다.

그동안 골프장 운영 노하우가 있는 스카이72가 공개 입찰에 참여해 새롭게 계약을 따내면 되지 않을까. 스카이72 관계자는 "공개 입찰에 참여하게 되면 인천공항공사가 주장하는 무상 인계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만약 탈락하더라도 지상물 매수 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공개 입찰에 나서지 않는다는 게 우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주식회사다. 이러한 권리를 포기할 경우 배임에 해당한다"고 했다.

스카이72는 골프장 바로 옆에 딸린 BMW드라이빙 레인지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한다. 2014년 BMW드라이빙 레인지가 들어설 당시 인천공항공사가 2025년까지 임대를 보장했다는 것이다.

양측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에도 스카이72와 인천공항공사는 골프연습장 부지를 둘러싸고 한 차례 소송을 벌였다. 당시 인천공항공사가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면서 스카이72에 임대한 골프연습장 토지 일부를 무상으로 반환하라고 한 것이다. 이에 스카이72는 무상으로 반환할 수 없다며 소송으로 맞섰다. 법원은 2016년 공항공사가 스카이72에 89억원을 보상하고, 스카이72는 토지를 즉각 반환하라고 결정했다.

스카이72는 이번 계약 갱신 여부를 둘러싸고 다시 한 번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자 인천공항공사에 감사원의 ‘사전 컨설팅’을 받아보자고 제안한 상태다. 지난해 1월 도입된 사전 컨설팅은 일선 행정 현장에서 제도나 규정이 불분명하거나 선례가 없는 사안에 대해 감사원의 의견을 구하고, 그 의견대로 업무를 처리하면 책임을 면제해 주는 제도다.

인천공항공사는 "감사원 사전 컨설팅을 포함해 스카이72의 주장을 다각도로 검토중이다. 아직은 확정적으로 뭐라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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