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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영 선수와 함께한 이경훈 코치. photo 민학수

교과서 스윙은 아니지만 엄청난 장타에 세계 정상급의 몰아치기 능력을 지닌 김세영(27). 군더더기 없이 매끈한 스윙으로 한국 무대를 정복한 최혜진(21). 둘의 스윙에는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이들을 가르치는 코치는 이경훈(51) 프로 한 사람이다. 그는 “선수의 스윙을 자신의 이론에 맞게 교정해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선수마다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게 최선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10승과 최저타수 기록을 지닌 ‘역전의 여왕’ 김세영을 비롯해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전관왕을 차지한 최혜진, 일본에서 활약 중인 김하늘(32), 2018년 유러피언챌린지투어(2부 투어)에서 최연소로 우승을 차지했던 유망주 김민규(19) 등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최경주와 친구다. 1987년 연습생 신분으로 만나 서울 장안동에서 함께 프로골퍼의 꿈을 키웠다. 학창 시절 축구를 하다 골프로 전향한 그는 선수로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3년간 기어다닐 정도로 허리가 아파 일찌감치 투어 프로의 꿈을 접었다. 골프에 대한 그의 안목을 높이 보던 최경주가 스윙코치의 길을 제안했다. “2004년쯤 최경주 프로가 ‘너는 보는 재주가 있으니 코치 자격으로 같이 미국에 가자’고 했어요. 그렇게 2년 정도 미국에서 지내면서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어니 엘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의 연습이나 스윙을 보면서 많이 배웠죠.”
 
   정상급 선수들을 보면서 평범한 진실을 확인했다. “우선 운동능력이 없으면 아무리 이론이 뛰어나도 안돼요. 스윙 폼이 어떻든 볼을 잘 다루는 게 중요해요. 데이터나 이론은 그 다음 보조적인 거라고 생각해요. 틀에 맞추지 말고 선수의 본능적인 감각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죠.”
 
   그는 스윙코치의 최고 자질로 선수를 보는 ‘눈’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가르친 선수 중에서는 김세영이 가장 감각이 뛰어나다고 했다. 2010년 처음 만날 때 김세영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세영이가 처음 왔을 때 공을 던져주니까 손가락 3개를 이용해서 낚아채는 거예요. 그 모습을 보고 ‘아, 잘 다듬으면 대성하겠다’라는 느낌이 왔죠.”
 
   키 163㎝인 김세영의 장타 비결은 뭘까. “상하체의 꼬임이 좋은 데다 추가적으로 미 PGA투어의 더스틴 존슨처럼 백스윙 톱에서 오른손이 쟁반을 받치듯 많이 꺾여 있어요. 이런 손목 동작은 자칫 훅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장타를 치는 데는 유리하죠. 감각이 뛰어나서 그걸 잘 조절하는 거예요. 임팩트 직전에는 머리가 볼 뒤에 딱 잡혀 있기 때문에 탄도 높은 장타를 치는 거고요.”
 
   최혜진은 하나의 틀을 짜놓으면 성실하게 반복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재능이 탁월하다고 했다. “골반과 무릎 움직임이 활발한 다이내믹한 스타일이에요. 중심축을 잡고 빠르게 회전하는 동작과 손목의 코킹을 끝까지 유지하는 동작이 뛰어나죠. 몸이 타깃 방향으로 향하는 피니시 자세도 완벽에 가까워요.”
 
   그는 전지훈련을 가면 베테랑 선수부터 초등학생 막내까지 참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토론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스윙보다 인성(人性)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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