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즈 1승 외 4경기 모두 져
12일 미국팀과 세계연합팀(유럽 제외)의 골프 대항전인 2019 프레지던츠컵이 개막한 호주 멜버른의 로열 멜버른 골프클럽.
쌀쌀한 날씨에 시속 34km 안팎 강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포볼(2인 1조로 팀을 이루고, 네 명이 각자 공으로 플레이 해 좋은 성적을 팀 스코어로 삼는 것) 5경기가 열렸다. 미국의 단장 겸 선수 타이거 우즈는 첫 번째 조로 필드에 나섰다. 올해 화려한 부활 드라마를 쓴 우즈를 본 호주 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성과 박수갈채를 보냈다. 대회를 앞두고 호주의 애덤 스콧이 "우즈를 응원하지 말고 홈팀인 세계연합팀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우즈가 프레지던츠컵 선수로 나선 것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2015년과 2017년 대회에는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우즈는 이날 나온 정상급 골퍼 10명 중에서도 군계일학(群鷄一鶴)이었다.
이날 단단하고 굴곡이 심한 경사를 지닌 그린 위에서 많은 선수가 고전했지만, 우즈는 스핀양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아이언 샷으로 쉽게 요리했다.
저스틴 토머스와 팀을 이룬 우즈는 1, 2번 홀 버디에 이어 5번 홀(파3)에서도 칩 샷 버디를 잡아 5홀 만에 3홀 차로 앞서는 데 기여했고, 한 번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우즈는 후반 들어 세계연합팀의 마크 리슈먼(호주)과 호아킨 니만(칠레)이 추격하자 11·14·15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끝냈다.
이날 버디 1개에 그친 토머스는 "난 오늘 한 게 없다. 우즈가 왜 그렇게 많은 우승을 할 수 있었는지 알게 해준 경기였다"고 엄지손가락을 빼들었다.
우즈는 선수로서 미국팀에 승점 1점을 선사했지만, 단장으로선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미국은 나머지 4경기에서 모두 세계연합팀에 무릎을 꿇어 첫날 승점 1―4로 뒤졌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라는 평을 듣던 세계연합팀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 4승을 일궈냈다. '코리안 듀오' 임성재와 안병훈도 프레지던츠컵 데뷔전을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했다.
임성재는 애덤 해드윈(캐나다)과 팀을 이뤄 미국의 잰더 쇼플리와 패트릭 캔틀레이를 상대로 1홀 차 승리(1UP)를 거뒀다. 임성재는 짧은 파4 홀인 1번 홀에서 칩인 이글을 뽑아내 주도권을 잡는 데 기여했다. 임성재와 해드윈은 한쪽이 부진하면 다른 한쪽이 좋은 플레이로 받쳐주며 이날 가장 빡빡했던 접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임성재는 "첫 홀에서 3번 아이언을 잡으려 했는데 어니 엘스 단장이 핀 위치가 왼쪽 뒤편이니 드라이버로 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며 "그게 잘 맞아떨어지면서 긴장을 풀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애덤 스콧과 함께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미국의 브라이슨 디섐보-토니 피나우 조를 2&1(1홀 남기고 2홀 차 승리)으로 이겼다. 세계연합팀의 엘스 단장은 13일 포섬(하나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 경기에도 임성재와 안병훈을 출전시키는 대진표를 꺼내 들었다. 안병훈은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함께 미국의 필승조인 우즈-토머스 조와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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