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켑카가 CJ컵 첫날 10번 홀에서 벙커 샷을 하고 있다. 켑카는 앞서 6번 홀에서 티샷을 벙커에 보내는 바람에 보기를 범했다. |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의 6번 홀은 지난해까지 선수들 사이에서 ‘만만한 홀’이었다. 페어웨이 중간에 돼지코 벙커(벙커 2개가 돼지코처럼 생겼다 해서 붙은 별명)가 있었지만 장타자들은 드라이버로 손쉽게 넘긴 뒤 웨지로 공략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보다 39야드 뒤쪽에 티잉 구역을 새롭게 만들었다. 456야드였던 홀이 올해는 495야드가 됐다. 파4 홀 중 가장 길다. 캐리(공이 공중에 떠서 가는 거리)로 300야드 이상을 쳐야 벙커를 넘길 수 있다. 돼지코 벙커 뒤의 페어웨이 폭도 23야드로 좁혀 놨다.
변화의 결과는 어땠을까. 17일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 1라운드. 6번 홀의 평균 타수는 4.449타로 이날 가장 어렵게 플레이가 됐다. 버디는 4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반면 보기는 30개, 더블보기 이상도 4개나 나왔다. 2017년과 지난해 홀 난도가 각각 13위와 11위였던 것에 비하면 180도 바뀐 것이다.
세계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브룩스 켑카(29∙미국)도 돼지코 벙커의 덫에 걸렸다. 드라이버로 때린 티샷이 왼쪽 벙커에 빠졌다. 켑카는 3온2퍼트로 보기를 했다. 그의 첫 보기였다.
켑카는 17번 홀까지 1언더파를 치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 3언더파 69타로 첫날을 마쳤다. 공동 15위다. 켑카에게 18번 홀은 ‘약속의 홀’이다. 지난해 우승 당시 2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이글을 잡아내는 등 이 홀에서만 5타를 줄였다.
안병훈(28)이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내 8언더파 64타 단독 선두로 나섰다. 안병훈은 "조금은 이상한 하루였다. 오늘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샷 감이 좋지 않았는데 경기를 하면서 감을 찾았다"며 "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아 성적이 좋았던 것 같다. 올해는 한국 선수가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호아킨 니만(칠레)이 7언더파 2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6언더파 3위다. 황중곤(27)이 5언더파 공동 4위, 임성재(21)와 이수민(26)이 4언더파 공동 9위에 오르는 등 한국 선수 4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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