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우들랜드가 US오픈 최종 4라운드 18번 홀 그린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양팔을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USGA |
게리 우들랜드(35·미국)는 그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그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제119회 US오픈을 앞두고 그의 우승을 점치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우들랜드는 자신의 장기인 장타에 한층 견고해진 쇼트 게임을 앞세워 내로라 하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안았다.
17일(미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우들랜드는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적어낸 우들랜드는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브룩스 켑카(미국·10언더파 274타)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들랜드는 특히 메이저 우승자답게 경기 막판 3개의 명장면을 보여주며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두둑한 배짱이 돋보인 3번 우드 샷과 정교한 그린 위 칩샷, 그리고 우승을 결정 짓는 ‘클러치’ 버디 퍼트였다.
게리 우들랜드가 US오픈 최종 4라운드 14번 홀에서 3번 우드로 2온 시도를 하고 있다. 우들랜드는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 2타 차로 달아났다./USGA 트위터 동영상 캡처 |
먼저 파5 14번 홀. 1타 차로 쫓기던 우들랜드는 이 홀에서 263야드를 남긴 상황에서 3번 우드로 과감하게 2온을 시도했다. 그린 바로 앞 벙커를 넘어간 공은 그린을 살짝 벗어났지만 우들랜드는 버디를 잡아내며 켑카와의 간격을 2타 차로 벌렸다. 우들랜드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게리 우들랜드가 17번 홀 그린 위에서 웨지로 칩샷을 시도하는 장면. 그린이 가운데가 잘록한 땅콩 모양이어서 퍼터로 직접 공략할 수 없었다./USGA 트위터 동영상 캡처 |
두 번째는 파3 17번 홀이다. 이 홀에서 우들랜드의 티샷은 핀과는 정반대 방향에 떨어졌다. 흔히 아마추어 골퍼들이 재미로 비유하는 ‘마라도 온’ 혹은 ‘독도 온’이었다. 더구나 그린은 가운데가 잘록한 땅콩 모양이어서 퍼터로 직접 홀을 공략할 수 없었다. 자칫 1타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우들랜드는 웨지를 꺼내 침착하게 칩샷을 시도했고, 그린을 가로질러 날아간 공은 거의 홀에 들어갈 뻔했다.
게리 우들랜드의 마지막 18번 홀 버디 퍼트 장면.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클로징 홀’로 꼽히는 페블비치 18번 홀에서 보여준 이번 대회 가장 멋진 클로징 퍼트였다./USGA 트위터 동영상 캡처 |
마지막 장면은 18번 홀에서의 클러치 버디 퍼트다. 3퍼트를 해도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우들랜드는 약 9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쏙 집어 넣으며 자신의 우승을 자축했다. 18홀 내내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우들랜드는 갤러리 스탠드를 향해 양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클로징 홀’로 꼽히는 페블비치 18번 홀에서 보여준 이번 대회 가장 멋진 클로징 퍼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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