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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오픈 나가는 데이비스, LPGA 투어 590번째로 출전
PGA 10승 하스, 799개 대회 참가

로라 데이비스(56·잉글랜드)가 골프를 하는 모습은 남자 선수들보다 더 '마초'적인 느낌을 줄 정도로 위풍당당하다.

티 박스 잔디를 찍어 높이를 살짝 올린 뒤 그 위에 볼을 얹어 놓고 티샷을 하는 모습은 그의 전매특허이자 골프의 초창기를 떠올리게 하는 낭만적인 모습이다. 2003년 한국오픈 초청 선수로 출전해 성 대결을 벌인 인연도 있어 국내에도 팬들이 많다. 당시 컷은 통과하지 못했다.

1963년생으로 올해 쉰여섯인 그는 30일 개막하는 US여자오픈에 출전해 10~20대 선수들과 대결한다. 1987년 대회에서 우승했던 데이비스는 지난해 7월 처음 열렸던 US시니어여자오픈 우승 자격으로 엔트리에 들게 됐다. 이번 대회는 그의 LPGA 투어 590번째 출전 대회다. 그는 이제까지 424차례 컷을 통과해 메이저 4승을 포함해 20승을 올렸다.


올해 45세인 카리 웹(호주)은 24년 연속 US오픈에 출전하는 대기록을 세운다. 두 차례 US오픈에서 우승했던 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특별 초청 선수로 참가한다. 이번 대회는 그의 485번째 출전 대회다. 박세리와 동갑인 크리스티 커(42·미국)와 앤절라 스탠퍼드(42·미국)는 이번 US오픈이 각각 542번째, 438번째 대회다.

여자 골프 최고 권위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이런 레전드들과 젊은 선수들이 똑같은 조건에서 실력을 겨룰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골프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US여자오픈에서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박인비(31)는 "연륜 있는 팬들은 자신이 젊을 때 활약하던 선수가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면서 더 기뻐하는 것 같다"며 "신구 세대가 조화를 이루며 투어가 발전하는 게 이상적인 것 같다"고 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오래 활약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연간 20개 이상의 대회가 꾸준히 열려야 하고 상금으로 생계가 가능한 수준이 돼야 한다. 그리고 정규 투어를 거쳐 시니어 투어까지 선수 생활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면 그만큼 롱런에 도전하는 선수 수도 늘어나게 된다. 줄리 잉크스터(59·미국)는 두 딸을 키우면서도 메이저 대회 7승을 포함해 31승을 거뒀다. 그는 지난 4월 LA오픈까지 모두 718개 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투어와 가정생활의 균형을 이루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골프를 통해 우리 가족 모두 더 행복해졌다"고 했다.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많은 여자 골퍼들이 그를 '롤 모델'로 삼는다. 선수 생명이 길어지는 추세엔 그의 영향도 크다. 베테랑이라 하더라도 실력을 갖춰야 대회에 많이 출전할 수 있다. 골프 장비의 발달과 피트니스, 균형 잡힌 식생활도 선수 생명을 길게 해주는 요인이다.

연간 40개 이상 대회가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50세 이상 선수들이 참가하는 시니어 투어까지 많은 인기를 누린다. 그래서인지 정규 투어 500회 이상 출전한 유명 선수들만 따져도 10명이 넘는다. PGA 투어에서 10승을 거둔 제이 하스(66)는 무려 799개 대회에 출전했다. 필 미켈슨(49)이 606개 대회, 타이거 우즈(44)가 353개 대회를 뛰며 지금도 우승 경쟁을 벌인다. 30세이던 2000년에 뒤늦게 PGA 투어에 입성한 최경주(49)도 461개 대회에 참가했다.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는 지난주 E1채리티 오픈 김보경(33)에 이어 31일 열리는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에서 홍란(33)이 3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다. 이들이 데뷔했던 2005년에는 대회 수가 고작 9개였으나 이젠 30개 안팎으로 대회가 꾸준히 열린다. 그리고 KLPGA 시니어 투어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15년 연속 투어 시드를 유지하고 있는 홍란은 "300경기 출전에 이어 300경기 예선 통과(현재 255경기)와 400경기 출전 기록을 꼭 이뤄 KLPGA 투어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면 큰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 KPGA 투어는 기록이 확실하게 남아 있는 1997년 이후만 따져서 현역 선수 가운데 모중경(48)이 279개 대회에 출전한 게 가장 많다. 하지만 통산 43승을 거둔 최상호(64)는 1997년 이후 143개 대회에 출전한 것으로 나온다. 그가 데뷔한 1978년부터 1996년 사이에는 총 182개 대회가 열려 이미 300개 대회 출장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PGA 투어와 LPGA 투어도 기록이 확실하지 않은 기간들이 있어 최다 출장 기록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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