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코 몰리나리가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버디만 5개를 잡아내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오거스타내셔널 |
‘이탈리아 골프의 기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37)가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3일(한국 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2라운드.
이날 오전 많은 비가 쏟아져 코스가 흠뻑 젖었다. 악명높던 마스터스의 유리알 그린은 더 이상 선수들을 괴롭히지 못했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은 자신있게 오거스타를 공략했다.
이날 몰리나리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5타를 줄여 2라운드 합계 7언더파 137타를 기록했다. 몰리나리는 파워보다는 정확성을 앞세워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이날도 정교한 아이언 샷과 그린 주변 어프로치, 퍼팅 솜씨를 앞세워 버디 기회를 확실히 잡아냈다. 몰리나리는 "지난 1년간 많은 발전이 있었고 자신감도 커졌다"며 "오늘의 플레이를 마지막까지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몰리나리는 지난 1년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3승(디오픈 포함), 유럽투어 1승을 올리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유럽과 미국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에 나와 5전 전승을 거두며 유럽의 승리를 이끌었다.
몰리나리는 이번이 8번째 마스터스 출전이다. 두드러진 성적을 올린 적은 없다. 2012년에 거둔 공동 19위가 최고 성적이며 지난해엔 공동 20위에 올랐다.
하지만 무서운 상승세를 바탕으로 올해 마스터스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몰리나리는 최근 4라운드 폭발력만 따지면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라 할 만하다.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는 버디 8개를 뽑아내며 64타를 때려 5타 차 열세를 뒤집고 2타 차 역전 우승을 이뤘다.
지난해 퀴큰론스 내셔널 우승 때도 최종 라운드에서 62타를 적어냈다. 최근 3년 동안 PGA투어 대회에서 4번 이상 최종일에 64타 이하의 스코어를 적어낸 선수는 저스틴 토머스, 브룩스 켑카, 개리 우들랜드, 그리고 몰리나리 등 4명뿐이다.
그는 "어떤 코스에서든 낮은 스코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나를 믿는다"며 "어떤 선수와 우승을 놓고 겨뤄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그는 캐디로 2006년 처음 마스터스 무대를 밟았던 인연에 대해 이날도 질문을 받았다. 프란체스코 몰리나리는 한 살 위 형 에두아르도가 2005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이듬해 마스터스 출전권을 따냈을 때 형의 가방을 멨다. US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자는 전년도 마스터스 챔피언과 1,2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를 한다.
당시 프란체스코 몰리나리는 23세로 유럽투어에 데뷔했을 때였다. 당시 형 에두아르도는 1번 홀 티잉 구역에서 우즈에게 "내 동생이며, 좋은 골퍼"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큰 무대를 경험한 프란체스코 몰리나리는 한 달 뒤 이탈리아오픈에서 유럽투어 첫 우승컵을 안았다.
그는 이날도 그때 경험이 큰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지금도 당시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오거스타=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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