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런 날이 올 줄 몰랐어요. 많은 사람이 제가 하는 일을 기뻐하고 응원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짐해요."
지난 주말 일본 도쿄의 요미우리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시즌 최종전 JT컵에서 만난 최호성(45)은 나지막하고 조심스러운 말투로 이야기했다. 혹시라도 쇼맨십으로 인기를 끄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까 걱정했다. 그는 "한번 실수로 '죽느냐 사느냐'가 갈리는 프로 골프 무대에서 허튼짓을 할 여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방금 전까지도 오렌지색 모자에 오렌지색 신발을 신은 채 '피셔맨(fisherman·낚시꾼) 스윙'으로 일본 골프 팬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하지만 '토라상(토라는 최호성의 이름 가운데 글자인 호랑이 호(虎) 자의 일본 발음)'은 인터뷰에서는 '헝그리 정신'이 풍기는 비장한 승부사의 언어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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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노동과 수퍼마켓 배달을 하다 20대에 골프를 시작한 최호성은 희한한 스윙으로 40대에 꽃을 피웠다. 지난 2일 끝난 일본프로골프투어 최종전 JT컵에서 나온 최호성의 드라이버 스윙 피니시 모습. /민수용 골프사진 전문작가 |
'피셔맨 스윙'은 임팩트까지는 프로다운 스윙을 하지만 클럽을 낚아채듯 들어 올리는 피니시 동작이 낚시와 닮았다고 붙은 별칭이다. 한 바퀴, 두 바퀴 몸을 뱅글뱅글 돌리고 허리가 뒤로 90도 가깝게 젖혀지기도 한다. 퍼팅할 때도 몸을 쓴다. 피니시를 제대로 못하는 주말 골퍼들의 세계에서도 보기 힘든 갖가지 진기한 동작들이 나온다. 마지막 날 이글을 잡을 때는 그린에서도 두 바퀴나 몸을 썼다. 최호성은 "어려서부터 골프를 제대로 배운 것도 아니어서 철저히 '감(感)의 골프'를 합니다. 순간적으로 몸을 쓰면 비거리가 늘고 구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개발한 거죠"라고 설명했다.
'토라상 신드롬'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일본 언론이 그를 조명한다. 스윙을 분석하고, 그의 인생 역정을 조명하고, 왜 이렇게 많은 팬이 한국에서 온 골퍼에게 열광하는지 반응을 전한다. 하지만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스윙의 겉모습 때문에 '토라상'이 빅스타가 된 것은 아니다. 일본 골프다이제스트 요시타케 시즈요 부편집장은 "토라상이 20대에 골프를 시작하고 갖은 고생을 겪은 끝에 40대 후반에 꽃을 피우기 시작한 사실을 일본 팬들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뒤늦게 꽃피기 시작함을 이르는 '오소자키(遅咲き)'란 일본 단어가 있다.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고 하는 것처럼 일본에도 이런 이들에 대한 오랜 응원 문화가 있다. 최호성은 포항 수산고 3학년 시절, 현장 실습으로 간 참치 해체 작업장에서 전기 톱날에 오른손 엄지 한 마디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뱃살을 이식했지만 지금도 불편을 겪고 있다. 이후 막노동, 광산일, 수퍼마켓 배달 등 다양한 일을 하다 우연히 골프장 아르바이트 일을 하며 스물여섯 나이에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한때 다른 골퍼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웃사이더' 기질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호성은 "살아남기 위해 골프에만 온 신경을 썼다"면서 "요즘 많은 분께 과분한 관심을 받아서인지 인상이 편안해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지난달 5년 8개월 만에 통산 4승째(한국 2승, 일본 2승)를 올렸다. 6년 전 일본 무대로 옮긴 최호성을 초기부터 응원하는 한 일본 팬은 이렇게 말했다. "토라상처럼 1번홀부터 마지막 홀까지 흥미진진하게 경기하는 프로는 그 말고 세상 어디에도 없어요. 그가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도 응원을 포기할 수 없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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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모욕하는 스윙....!
답글삭제공감못받는 댓글
삭제최호성프로 존경합니더
답글삭제계속정진하시길 빌겠습니다
인생에 늦은건 없다. 내일 시작이 아니라 오늘 지금 시작하자. 본보기가 되는 프로가 진정한 프로다. 화이팅!
답글삭제인생 뭐 있나? 끝없이 뭔가를 추구하면서 노력하는 것이지. 최 프로는 성공한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본 받았으면 하는
답글삭제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최호성프로가
답글삭제진정한 프로입니다
Creative golfer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만인의 사랑을 듬뿍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결과보다 과정을 더욱 중요하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