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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코리아’ 김인경 프로

▲ 왼쪽부터 전인지, 유소연, 김인경, 박성현. photo 뉴시스
골퍼 김인경(30·한화큐셀)은 그가 10대이던 시절 처음 보았을 때와 달라지지 않았다. 나이와 골프 경력은 큰 변화가 있었지만 사람이 주는 느낌은 그대로다. 독특한 자기만의 생각을 주변의 눈치 보지 않고 이야기하거나 그대로 행동한다. 고교 시절 부모와 동행하지 않고 혼자서 골프 유학을 떠날 정도로 당찬 구석이 있었다.
   
   이런 그를 ‘별에서 온 그대’ ‘사차원’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었으나 그가 순수하고 열정에 가득 찬 사람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메이저 대회에서 30㎝ 퍼팅 실수의 참사를 명상, 기타 연주, 그림 그리기 등으로 극복하고 5년 뒤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았을 정도로 무서운 집념도 갖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가 더 강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은 조금도 식지 않는 골프에 대한 호기심과 사랑 때문이다.
   
   한국 여자 골퍼에게 서른이란, 세월의 무게가 만만치 않은 나이다. 한국의 대표적 ‘세리 키즈’인 1988년생 용띠 자매 군단의 한 명인 그는 열 살에 골프를 시작해 구력(球歷) 21년이다. 프로골퍼 경력만 10년을 넘었다. 많은 또래 친구들이 골프에 대한 염증을 호소하며 무대를 떠났다. 온통 골프뿐인 생활에 내몰렸던 상당수 한국 골프선수들은 ‘번아웃증후군(burnout syndrome·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의 희생양이 됐다.
   
   그도 만만치 않게 훈련에 매진하고 애를 태우며 살았는데 여전히 골프가 좋은 친구로 남아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김인경은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선택은 자신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합니다. 보여주는 골프가 아닌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골프를 (연구)하는 게 나를 행복하게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주말 골퍼도 그런 마음일 때 행복한 골프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제가 더 이상 오를 데가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경력을 쌓은 것도 아니니 당연히 열심히 해서 조금이라도 깨우쳐야죠.”
   
   지난 10월 7일 한국이 ‘2전3기’ 끝에 첫 우승한 여자 골프 국가대항전 UL인터내셔널크라운에서 김인경은 새로운 맏언니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그는 자신의 팀 내 역할을 ‘쉼표’라고 했다. 뛰어난 후배들이 자신의 몫을 해낼 수 있도록 조용히 있었을 뿐 자기가 뭘 나서서 한 게 없다고 했다.
   
   그런데 유소연(28)·박성현(25)·전인지(24) 등 개성 강한 후배들이 입을 모아 “인경 언니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들 했다. 친화력이 뛰어나거나 말을 꾸밀 줄 모르는 그가 이런 ‘캡틴 코리아’ 역할을 멋지게 해낼 줄 몰랐다. 골프를 사랑하는 마음, 허리 통증이 있는데도 대표팀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며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동료들에게 그대로 전달된 덕분일 것이다.
   
   김인경에게 그처럼 오래 골프를 즐기고 좋아할 수 있는 팁을 하나 달라고 했다. “잘 맞은 샷이 나오면 그걸 잘 기억하면서 한발 한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가면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요. 연습 때도 잘하는 것 위주로 하면서 보완할 것은 조금씩 해나가요. 공 앞에 서면 너무 많은 생각 하지 않고 뚝딱 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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