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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이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를 꺾고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든 모습. /PGA.COM
지금은 세계 정상급 프로골퍼가 되면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지만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사정은 딴판이었다. 당시 프로골퍼들은 돈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에 의해 클럽에 고용된 ‘도우미’ 정도로 인식됐다. 그러자 ‘을’들도 단체를 만들어 힘을 모으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1916년 결성된 ‘PGA of America’다.

PGA 결성에 도움을 준 인물이 백화점 재벌이었던 로드먼 워너메이커다. 워너메이커와 프로골퍼들은 단체를 결성한 후 아마추어 골퍼들이 참가하는 US오픈이나 디오픈과는 다른, 자신들만의 대회도 필요했다. 같은 해 PGA 챔피언십을 창설했다.

당시 워너메이커는 우승상금 2500달러와 트로피를 기증했다. PGA는 자신들의 위상 재정립을 위한 상징으로 트로피를 크고 무겁게 만들었다. 무게 12.25kg, 높이 71.12cm의 ‘워너메이커 트로피’는 지금도 세상에서 가장 큰 트로피로 꼽힌다.

워너메이커 트로피는 한때 분실되는 일도 있었다. 1925년 당대 최고의 골퍼였던 월터 하겐이 PGA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했는데, 그는 그날 저녁 시상식 후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에 가면서 택시기사에게 트로피를 자기 호텔로 배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트로피는 호텔에 도착하지 않았다.

이듬해 대회 때 하겐은 주최 측으로부터 트로피를 반납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하겐은 그러나 “트로피가 너무 크고 무거워 집에 두고 왔다. 어차피 내가 또 우승할 테니 걱정하지 마라”고 둘러댔다. 그해 하겐이 또 다시 우승하는 바람에 누구도 트로피가 분실된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하지만 1928년 레오 디겔이 우승하자 하겐은 그제야 트로피가 분실된 사실은 털어놓았다. PGA는 어쩔 수 없이 복제품을 제작해 시상했다. 트로피는 분실된 지 5년 후인 1930년 디트로이트에 있는 ‘LA 영 앤드 컴퍼니’라는 회사 지하실에서 마크가 없는 케이스 안 있는 채로 발견됐다. 이 회사는 하겐의 클럽을 만들던 곳이었다.

트로피가 분실된 것인지, 잘못된 위치에 보관된 후 아무도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하겐이 일부러 감춘 것인지는 지금까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오리지널 트로피는 현재 플로리다에 있는 PGA 박물관에 보관돼 있고, 1928년 제작된 ‘복제 트로피’가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박물관에 ‘모셔진’ 오리저널 트로피에도 여전히 챔피언의 이름은 새겨지고 있다. 2009년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양용은의 이름도 남아 있다.

워너메이커 트로피는 너무 무겁고 큰 탓에 이와 관련한 해프닝도 있었다. 2014년에는 우승자인 로리 매킬로이에게 트로피를 전달하면서 무게 탓에 윗부분의 뚜껑이 바닥에 떨어질 뻔 했고, 1997년 챔피언인 데이비스 러브 3세는 “트로피가 너무 무거워 어떻게 잡고 키스 세리머니를 할지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악동’ 존 댈리는 1991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후 트로피에 맥주를 채워 마시기도 했다.

100회째를 맞는 올해 대회는 9일 밤(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벨러리브 골프장에서 개막한다.
특급 흥행조로 같은 조에서 경기하는 타이거 우즈와 저스틴 토머스, 로리 매킬로이는 9일 밤 10시 23분에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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