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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프로골퍼 최경주입니다. 그동안 방송이나 행사 등을 통해 간혹 레슨을 한 적은 있지만 제 인생 이야기와 샷을 묶어 지면에서 인사를 드리는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완도에서 자란 제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미국에서 성공하기까지는 고국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전부터 작은 보답이라도 할 길을 나름대로 궁리하다 제 골프 노하우로 팬 여러분들이 즐겁게 라운드를 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큰 의미가 있지 않겠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딱딱하고 정형화된 이론이 아닌, 완도 백사장이나 서울의 허름한 연습장 매트에서 체득한 노하우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계획입니다. 간혹 들려줄 에피소드는 레슨의 이해를 돕는 감초이자 때론 핵심이 될 것입니다.
 
첫 번째 시간인 만큼 간단히 제 얘기부터 시작할까요. 저는 원래 수산고 기계과에 다녔습니다. 덕분에 기계에 대해서는 약간의 지식이 있죠. 기계는 딱 두 가지 조건입니다. 축과 베어링만 있으면 돌아갑니다. 물론 기어나 다른 부속도 필요하지만 핵심은 축과 베어링이죠. 우리 신체와 비교해 보면 몸을 축이라고 볼 때 그립은 베어링입니다. 채를 돌려주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죠. 덕분에 제가 다른 사람보다 일찍 그립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완도에서 책으로 골프를 익히던 까까머리 시절, 저와 친구들은 그립의 종류에는 인터로킹, 오버래핑, 베이스볼 정도가 있는 것만 알았지 사실 정확한 방법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배 중 한 분인 유남종 프로가 오더니 , 너 좀 치네. 근데 그립을 그렇게 잡으면 안 돼. 이리와 봐하면서 그립을 딱 잡아주더군요. 그러면서 , 이 그립 잘못 잡으면 다음 달에 왔을 때 레슨 안 해 줄 거야라고 하더군요. 저는 그걸 잊지 않기 위해 잠을 잘 때도 그립을 풀지 않았어요. 나중에는 손이 저려서 안 펴질 정도였죠.
 
언제부터인가 펀더멘탈’(기초체력)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1998년 외환위기부터 시작해 우리나라에 경제 위기가 닥칠 때마다 들었던 용어죠. 골프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초체력이 약하면 언젠가는 무너지게 돼 있습니다. 골프의 펀더멘탈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중요한 그립은 첫째, 공간이 없어야 합니다. 둘째로는 견고하게 잡아야 되죠. 세 번째는 예뻐야 합니다. 살쪄 보이면 안 됩니다. 속이 비어 있으면 그립이 조금 뚱뚱하게 보이죠.
 
그립만 봐도 구질을 알 수 있습니다. 들어갈 데 들어가고, 나올 데 나와야죠. 반대로 그립 안이 비어 있는, 소위 뚱뚱한 그립은 임팩트 순간 채가 돌고, 공이 왼쪽으로 가게 하는 결과는 초래하죠. 오른손 중지와 약지로 채를 걸고, 손바닥을 밀착해야 합니다.
 
그립은 또한 견고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그립이 흔들리기 때문에 정확하게 볼을 때릴 수가 없죠. 간혹 새를 잡듯이 약하게 잡아야 한다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강하게 잡으라고 조언합니다. 1부터 10까지의 힘이 있다면 10의 힘으로 잡으라고 하죠. 흔히 그립이 논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런 건 모두 그립이 견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우리 몸과 분리되는 손목의 힘은 빼야 합니다. 그래야 스피드를 낼 수 있고, 공도 똑바로 보낼 수 있죠.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연습을 하면서 공을 똑바로 보내려고 하니까 그립의 힘을 빼고 살살 칩니다. 그런데 막상 실전에서 세게 치면 그립이 놀면서공이 이상한 곳으로 가게 되죠.
 
축과 베어링의 관계를 상상하시고, 손목의 힘은 뺀 상태에서 그립은 강하게 잡는 연습을 평소에 자주 해 보세요. 날씬하면서 견고한 그립이 공도 예쁘게 날려주고, 여러분의 골프 기초도 튼튼히 쌓아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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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1. 최경주 선수 신문으로 만나 반갑습니다.
    평생 힘들게 노력해서 얻은 노우하우를 공개하여 주신다니 감사하고 골프 애호가로서 많은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오늘 아주 좋은 팁을 주셨는데, 그립을 꽉 잡으면 손목에 힘이 들어가는데 손목의 힘을 빼는 노우하우가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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