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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크 헤이니
타이거 우즈의 스윙코치를 하던 시절의 행크 헤이니(오른쪽)./AP
드라이버 샷에 자신 없는 주말 골퍼에게 1번홀 티샷만큼 부담스러운 순간도 없다. 다음 팀을 포함해 여러 사람들이 지켜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치기도 전에 이미 OB(아웃오브바운즈)가 나서 낭패를 당하면 어떻게 될까 걱정이 태산이다.
 
초보자들도 이럴진대 유명한 스윙코치가 공이 어디로 날아가는지도 모를 지독한 드라이버 샷 입스(yips·샷 불안증세)를 갖고 있었다면 마음고생이 얼마나 컸을까.
 
2004년부터 2010년까지 6년간 타이거 우즈의 스윙코치였던 행크 헤이니는 무려 20년 가까이 드라이버 입스에 시달렸던 사람이다. 그는 골프 클리닉에서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혼자 미친 듯 수백 개의 볼을 쳤다고 한다. 라운드는 즐길 엄두도 내지 못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는 골퍼에게 호환마마보다도 무섭다는 입스에서 탈출했다. 헤이니의 입스 탈출기는 꽤나 흥미롭다. 한번 골퍼의 마음에 또아리를 튼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불안감을 유발하는 과정을 완전히 벗어나는 의식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학 시절 골프선수였던 헤이니는 스윙코치 일이 바빠지면서 자신의 샷을 가다듬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드라이버 샷이 말을 듣지 않게 됐다.
 
그는 드로 구질의 장타자였다. 그런데 공이 거의 45도 각도로 오른쪽으로 날아가 홀을 100야드씩 벗어나곤 했다. 그걸 막아보려 손목을 쓰면 반대로 악성 훅(공이 왼쪽으로 크게 휘어지는 구질)이 나오곤 했다. 비디오로 분석해보니 인사이드 아웃 궤도의 스윙에서 클럽이 ‘안에서부터 늦게 나오는’ 실수를 하곤 했다. 임팩트 존에서는 팔과 손들이 움찔하곤 했다.
 
헤이니는 우연히 탈출 방법을 발견했다. 많은 이들 앞에서 공개 레슨을 하다 직접 샷 시범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위기의 순간, 그는 사람들을 계속 바라본 채 설명을 이어가며 공을 보지 않고 스윙했다. 혹시 샷이 잘못되더라도 둘러댈 구실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공이 제대로 맞아 나가는 것이 아닌가.
 
헤이니는 깨달음을 얻었다. 공을 바라보며 긴장하는 대신 차라리 목표를 보는 것이 나았다. 그리고 원래 스윙 궤도와는 정반대로 과도한 아웃사이드 인 스윙을 시도했다. 헤이니는 “샷 공포증을 없애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도를 해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는 암시를 줘야 한다”고 했다. 이런 노력으로 예전보다 거리는 20야드 줄었지만 언제나 페어웨이를 지키는 페이드 샷을 할 수 있게 됐다.
 
우즈는 “내 이름이 우즈가 아니라 페어웨이였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드라이버 샷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이런 제자에게 헤이니는 자신의 입스 탈출 방법을 전수하려 했다. 하지만 비거리에 대한 마초적 집착이 있는 우즈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2012년 출간된 헤이니의 책 ‘빅 미스(The Big Miss)’는 베일에 싸여 있던 우즈의 사생활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드라이버 샷의 ‘빅 미스’ 공포증을 해결하지 않고는 우즈가 완전한 재기에 이르지 못할 수 있다는 예언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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