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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44번째 대회만에 우승… 이민지와 연장전 파5서 이글
"스윙 속도 올리려 지난겨울 감량, 이번 우승으로 마음의 짐 덜어"

리디아 고는 30일 우승 후 “14번 우승했을 땐 울지 않았는데 오늘은 눈물이 났다. 커다란 짐을 덜었다”고 말했다. /Penta 연합뉴스

"이번 우승은 정말 큰 안도감을 준다. 사람들이 이래서 또는 저래서 내가 우승을 못 하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사실 모든 미디어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들로부터 멀리 떨어지려고 노력해왔다. 내 일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몸무게를 많이 빼서인지 수척해 보이는 리디아 고(21) 얼굴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그간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털어놓았다.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디힐 챔피언십.

10대 시절 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워 천재 소녀라 불리던 그가 2016년 7월 마라톤 클래식 이후 21개월, 44번째 대회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와 호주 교포 이민지(22)는 이날 드라마 같은 승부를 벌였다. 이들은 주니어 시절부터 아마추어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격돌했다. 그때 승자는 리디아 고였다.

리디아 고가 30일 막을 내린 LPGA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 리디아 고는 지난겨울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량은 늘리고 지방은 태우면서 몸무게를 7kg 정도 줄였다. 스윙 스피드가 빨라지면서 드라이버 거리가 10야드가량 늘었다. /Penta 연합뉴스
 이 골프장과도 둘은 인연이 깊었다. 리디아 고는 이곳에서 2014년과 2015년 스윙잉 스커츠 대회를 2연패(連覇)했고, 이민지는 US걸스주니어챔피언십을 우승한 적이 있다.

나란히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하고 연장에 들어간 18번 홀(파5)에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민지가 드라이버 샷을 24야드나 더 멀리 보내자, 리디아 고는 230야드를 남기고 3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90㎝에 붙였다. 결국 이글을 잡아낸 리디아 고가 버디를 기록한 이민지를 누르고 우승 감격을 누렸다.

리디아 고는 지난 2년 이름만 빼고 모든 걸 바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캐디, 스윙 코치, 클럽에 계속 변화를 줬다. 이 과정에서 "새 스윙과 클럽에 적응하지 못한다" "어린 나이부터 우승 경쟁에 시달려 번아웃(burnout·탈진)됐다" "부모 간섭이 심하다"는 구설에 시달렸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올해도 코치와 캐디를 바꾸고 나타났다. 가장 충격적인 변화는 7㎏ 감량이었다. 지난겨울 웨이트트레이닝에 몰두한 그는 "스윙 스피드를 더 빠르게 하기 위해 근육량은 늘리고 불필요한 지방은 태웠다"고 밝혔다. 비거리를 늘리려는 노력이었다. 그는 2017년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 243야드로 미 LPGA투어에서 꼴찌나 다름없는 137위를 기록했다. 올해 기록은 250야드로 113위다. 세계 1위이던 2015년 기록했던 250야드는 당시 60위였다. 리디아 고는 "요즘 비거리 경쟁은 놀라울 정도여서 여기서 뒤처지면 승리할 수 없다"고 했다.

새 스윙 코치인 재미 교포 테드 오(한국 이름 오태근·42)와는 쇼트게임을 정교하게 가다듬는 지옥 훈련을 했다. 테드 오는 주니어 시절 최연소 PGA투어 출전 기록을 세울 정도로 유망주였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새 캐디 조니 스콧은 카리 웹(호주)과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의 골프백을 멨던 베테랑이다. 리디아 고가 2013년 프로로 전향한 뒤 11번째 캐디다. LPGA투어 홈페이지는 "리디아 고에게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24일이 생일이었던 리디아 고는 우승 경쟁을 벌였던 제시카 코르다(미국)와 함께 기쁨을 나눌 생각이다. 그는 "제시카가 생일 선물로 보드카 한 병을 선물했다. 정말 부드러운 보드카라고 했는데 과연 그런 보드카가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함께 병을 따봐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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