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처음 출전하자마자 버바 웟슨과 우승 각축을 벌이다 준우승을 차지해 골프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합계 18언더파로 1997년 타이거 우즈가 세웠던 최저타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에도 마지막 날 전반 9홀까지 5타차 선두를 달리다 12번 홀(파3)에서 워터해저드에 공을 두 차례 빠트리며 아쉽게 준우승했다.
스피스는 장타는 아니지만 굉장히 전략적인 경기를 할 줄 아는 선수다. 실수를 하더라도 어디에 공을 떨어뜨려야 하는지 잘 알고 냉정하게 그 계획대로 경기한다. 여기에 그린 주변 쇼트 게임과 골프 사상 최정상급 반열로 꼽히는 퍼팅 솜씨가 있다. 그래서 ‘유리알 그린’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다.
조던 스피스가 5일(현지 시각) 2018마스터스 골프대회 1라운드 14번 홀에서 세컨 샷을 하고 있다./마스터스닷컴 제공 |
그는 지금까지 거둔 11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두었다.
메이저 대회일수록 코스 세팅을 까다롭게 하기 때문에 강심장과 치밀한 계산 능력, 그린 주변 마무리 능력이 중요해진다. 특히 마스터스에선 그린 공략과 3퍼트를 안 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스피스는 5일(현지 시각) 막을 올린 제82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도 이글 1개와 버디 7개, 보기 3개로 6언더파 66타를 기록해 단독 선두를 달렸다. 공동 2위인 토니 피나우(미국)와 맷 쿠처(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스피스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2015년에 이어 마스터스 두 번째 우승이자 통산 12승이 된다. 25세의 선수이지만 이미 백전 노장급으로 경기 흐름을 조절할 줄 안다. 좋은 흐름은 이어갈 줄 알고, 나쁜 흐름은 빨리 끊을 줄 안다. 말장난 같지만 정상급 선수들은 이런 마인드 훈련을 많이 한다.
스피스는 쉬운 2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자 3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로 이어갔다. 5번 홀(파4)과 7번 홀(파4)에서 보기를 하자, 8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다시 상승세를 탔다. 압권은 아멘 코너의 마지막 홀인 13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은 뒤 17번 홀(파4)까지 5개 홀 연속으로 버디 행진을 벌인 것이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보기를 했지만 절묘한 어프로치 샷으로 보기로 막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스피스의 이날 퍼팅 수는 단 25개였다. 1퍼팅으로 마무리한 홀이 12개나 됐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도전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치고 공동 4위로 좋은 출발을 보였다.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 2012년 PGA 챔피언십, 2014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했고 마스터스에서만 우승하면 모든 메이저대회를 제패한다.
조던 스피스가 5일(현지 시각) 2018마스터스 골프대회 1라운드 8번 홀에서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기 직전 주먹을 쥐고 환호하고 있다./마스터스닷컴 제공 |
5번째 마스터스 우승에 도전하는 우즈는 파5 홀에서 버디를 하나도 잡지 못해 고전했다. 하지만 우즈는 2005년 1라운드에서 74타를 기록하고도 우승까지 차지한 바 있다.
우즈는 “아직 경기할 홀이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작년 우승자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15번 홀(파5)에서 무려 13타를 치는 악몽을 겪었다. 9오버파 81타로 출전 선수 87명 중 공동 85위로 밀려났다.
가르시아는 15번 홀에서 그린을 둘러싼 연못에 공을 5차례나 빠트리면서 역대 한 홀 최다 타수 기록을 세웠다. 1978년 토미 나카지마가 13번 홀(파5)에서, 1980년 톰 웨이스코프가 12번 홀에서 적어낸 13타가 기존 한 홀 최다 타수였다.
한국선수로 유일하게 마스터스에 출전한 김시우(23)는 버디 2개와 보기 5개로 공동 55위(3오버파)를 기록했다.
재미교포 덕 김은 13번 홀(파5)과 18번 홀(파4)에서 두 개의 이글을 잡으며 공동 21위(이븐파)에 올랐다. 13번 홀에서 2온에 성공해 2.5m 이글 퍼트를 성공했고, 마지막 18번 홀에선 179야드를 남기고 6번 아이언으로 샷 이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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