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골프 신성(新星) 사돔 깨우깐자나(27)는 2022년 ‘골프의 고향’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150회 디오픈에 출전해 공동 11위에 올랐다. 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그는 그 뒤로 “꼭 다시 디오픈에 돌아가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했는데 이번에 한국에서 꿈을 이뤘다. 깨우깐자나는 25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듄스 코스(파71·7426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67회 한국 오픈(총상금 14억원) 정상에 올라 우승 상금 5억원과 함께 오는 7월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 클럽에서 열리는 디오픈 출전권을 따냈다.
코오롱 67회 한국오픈에서 우승한 태국의 신성 사돔 깨우깐자나. /대회 조직위
3라운드까지 같은 태국 선수 뿜 삭산신(32)에게 1타 뒤진 2위였던 깨우깐자나는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로 1타를 줄이며 역전승을 거뒀다. 최종 합계 7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깨우깐자나는 2위 삭산신(5언더파)을 2타 차이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삭산신도 아시안 투어에서 4승을 거둔 강호다. 한국 오픈에서 태국 선수 우승은 통차이 짜이디(2000년), 재즈 쩬와타나논(2019년)에 이어 세 번째이자 6년 만이다. 올해 67회째인 한국 오픈에서 외국인 우승은 28번째다.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 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이 대회 우승으로 깨우깐자나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5년 시드와 아시안 투어 2년 시드도 받았다. 한국 오픈은 디오픈 예선을 겸하고 있어 우승자에게 디오픈 본선 출전권을 준다. 깨우깐자나는 2019년 방가반두컵 골프 오픈과 2022년 SMBC 싱가포르 오픈에 이어 이번이 아시안 투어 세 번째 우승이다.
지난 2003년부터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던 이 대회는 올해 코스 리뉴얼 공사를 진행하면서 코스를 춘천의 라비에벨 듄스코스로 옮겼다. 주최 측은 “좁은 페어웨이와 빠르고 단단한 그린 등 한국 오픈 코스 세팅의 특징을 그대로 가져갔다”고 했다. 우정힐스와 남서울 등 산악 지형 코스에서 열리는 대회에 약하던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선수들에게도 낯선 코스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태국 선수가 1·2등을 차지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방콕 출신인 깨우깐자나는 “세 살 때 골프를 즐기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시작해 다섯 살 때 ‘통차이 짜이디 골프 클리닉’에서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의 집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인 짜이디 집에는 드라이빙 레인지와 쇼트게임 레인지가 갖춰져 있어 다른 태국 유망주들과 많은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태국 투어 6회, 아시안 투어 3회 우승을 차지한 그는 “한국 대회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도전하면서 차근차근 유럽과 미국 등 더 큰 무대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태국 여자 선수들이 최근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과 비교하면 태국 남자 골퍼는 체격 조건이 약한 편”이라면서도 “태국 투어가 활성화되고 통차이 키즈가 성장하면서 앞으로 더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유송규(29)가 3위(3언더파)로 마쳤다. 2021년 체중이 137kg까지 나갔던 그는 오후 6시 이후 식사를 하지 않는 다이어트로 최근 몸무게 100kg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식단 조절로 살을 빼니 발목 통증이 없어지고 체력적으로 좋아졌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 오픈에서 공동 8위를 한 유송규는 한국 오픈 2년 연속 톱 10이자 네 번째 톱 10 입상을 기록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김민수(17·호원방통고 2년)는 한때 1타 차 공동 2위까지 따라붙는 선전 끝에 공동 4위(2언더파)로 베스트 아마추어 상을 받았다. 전가람, 김동민, 김기환, 강윤석과 타이치 코(홍콩), 스콧 빈센트(짐바브웨) 등이 김민수와 함께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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