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 대회에서 좌절했다(72명 중 공동 55위). 이 코스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동계 훈련 드로(draw·공이 끝에서 왼쪽으로 살짝 휘는 것) 구질로 바꾼 것을 포함해 정말 열심히 준비한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올 시즌 KLPGA 투어 개막전 여왕은 박보겸(27)이었다.
박보겸은 16일 태국 푸켓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파72·6550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0만달러)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합계 16언더파 272타. 2위 고지우(15언더파)를 1타 차이로 제쳤다. 2023년 교촌 레이디스오픈, 지난해 10월 상상인·한경와우넷오픈에 이어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4만4000달러(약 2억1000만원).
이번 대회는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이 후원하고 KLPGA 투어 80명, 아시아 지역 추천 선수 40명 등 120명이 참가해 국제 대회 성격이 강했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세계 랭킹 14위 야마시타 미유(일본), 그리고 한국 투어에서 성장한 리슈잉(중국)이 줄곧 선두 경쟁을 벌여 관심을 받았다. 10년 만의 외국인 선수 우승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다.
KLPGA 투어에서 외국 선수가 우승한 건 2015년 한화클래식 노무라 하루(일본)가 가장 최근이다. 노무라도 일본 국적이긴 하지만 어머니가 한국인인 데다 고등학교까지 주니어 시절을 문민경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 활동했다.
첫날 고지우와 야마시타가 공동 선두, 이튿날 유현조와 야마시타, 리슈잉이 공동 선두, 셋째 날 유현조와 박보겸이 공동 선두를 달렸다. 야마시타와 리슈잉은 공동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3위였다. 하지만 마지막 날 경기는 한국 선수들의 경쟁으로 막을 내렸다. 특히 해외 전지훈련을 함께 하는 삼천리 구단 선수 5명이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박보겸과 고지우를 비롯해 공동 4위 마다솜, 유현조, 10위 전예성까지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가영이 3위(13언더파)를 차지했다. 리슈잉과 안삐차야 유볼(태국)은 유현조, 마다솜, 황유민, 김수지 등과 나란히 공동 4위(11언더파)에 올랐다. 이번 대회 세계 랭킹이 가장 높았던 야마시타는 이날 1타를 잃고 공동 11위(9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박보겸이 16일 태국 푸껫의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파72·6550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물세례를 받고 있다.
박보겸은 이날 1번 홀(파4) 버디로 한발 앞서 나갔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유현조가 2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2타 차로 벌어졌다. 11번 홀(파5) 보기로 흔들리던 박보겸이 승기를 잡은 것은 12번 홀(파4)이었다. 티샷 실수가 나왔지만,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놓고 10m가 넘는 긴 버디 퍼트를 꽂아 넣었다. 이어 13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줄곧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버디 폭격기’ 고지우가 7타를 줄이며 15언더파 273타로 먼저 경기를 끝내 연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타 차 선두였던 박보겸은 17번 홀(파3) 티샷이 벙커로 들어가 위기를 맞았으나 파로 잘 막아내며 우승을 지켰다.
K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는 4월 3일 부산 동래베네스트CC에서 개막하는 두산건설 위브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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