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인터뷰하고 있는 스코티 셰플러/ PGA투어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2024년 PGA투어 19개 대회에 출전해 7승을 거두었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과 페덱스컵 트로피(우승 보너스 1700만달러)를 차지하며 PGA투어 동료 선수가 뽑는 ‘올해의 선수상(잭 니클라우스 어워드)’을 3년 연속 받았다. 회원 투표에서 91%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지난해 메이저 대회 2승(PGA챔피언십·디오픈)을 거둔 세계 2위 잰더 쇼플리(미국)와 간판 스타 중 한 명인 세계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올해의 선수상 3연패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연패,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연패를 달성한 이후 처음이다.
이런 셰플러가 지난 연말 큰 ‘액땜’을 했다.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를 하다가 와인 잔을 깨뜨려 손을 다쳐 수술받았다. 그 사고로 시즌 개막전 더 센트리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애초 출전하려던 두 개 대회를 건너뛰어야 했다. “바보짓을 했다는 생각에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고 한다.
셰플러는 “가족과 함께 직접 라비올리(이탈리아 요리로 만두와 비슷한 음식)를 만들어 먹으려고 했다. 파티를 위해 빌린 집이어서 반죽을 자를 적절한 도구가 없었다. 와인 잔을 찾아 사용하다 부서지면서 와인 잔 조각이 손바닥에 박혔다”고 말했다. 지혈까지 15분가량 걸렸고 병원에서 손바닥에 박힌 유리 조각을 빼냈다고 한다. “움직이면 심하게 아팠다. 왼손으로 양치질하고 아들 기저귀도 왼손으로 갈아야 했다”고 한다.
셰플러는 “상처 부위가 더 나빠질 수도 있어 사고를 당한 직후에 ‘정말 바보짓을 했다’ 는 생각에 내게 화가 났다. 하지만 한 달가량 치료와 재활을 마친 결과, 스윙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했다. 셰플러는 복귀 후 세 대회에서 공동 9위(AT&T 페블비치 프로암), 공동 25위(WM 피닉스 오픈), 공동 3위(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를 차지했다.
지난해 풍성한 시즌을 보냈던 셰플러는 “PGA투어의 수준 높은 경쟁이 벌어지는 곳인데, (작년 연말 크리스마스 때 다친 손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낸 나 자신이 바로 작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며 “그런 부분에서 타이거 우즈가 그런 큰 수술과 긴 회복 끝에 돌아와서 우리와 함께 경쟁하는 것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기적과도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월 PGA투어 일정 가운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대회는 PGA투어가 직접 개최하고 주관하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다.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PGA투어가 주관하는 대회로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린다.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상위권 선수가 대거 참가하게 돼 있어, 아마추어 참가자나 고령의 역대 챔피언이 상대적으로 많은 4대 메이저 대회보다 우승하기 어려운 대회로 꼽힌다.
셰플러는 지난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사상 처음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잭 니클라우스(미국)나 타이거 우즈 등 골프의 전설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2위인 브라이언 하먼, 윈덤 클라크(미국), 잰더 쇼플리를 1타 차이로 제쳤다. 역대 우승자 가운데 가장 큰 5타 차 역전 우승이었다. 3월 13일부터 16일(현지시각)까지 열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3연패에 도전하는 셰플러의 이야기를 PGA투어를 통해 들어보았다.
지난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
“2라운드부터 목 통증이 심해 너무 힘들었다. 특히 퍼트할 때마다 통증이 심했다. 원래 승리욕이 강한 편이라 기권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팠지만 끝까지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버텼다. 물리치료사의 노력 덕분인지 주말이 되면서는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 나흘 내내 정말 치열하게 경기했다. 캐디인 테드가 일주일 내내 큰 힘을 주었다. 덕분에 정신력을 유지하며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흔치 않은 기회를 잡아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가 되어 그저 영광스러울 따름이다. 역사를쓰게 돼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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