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성장 과정과 경기 스타일을 지닌 배소현(31)과 리디아 고(27), 박현경(24)은 골프 선수로서 꼭 필요한 무엇인가를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엇일까? 이시우 코치는 “자신의 꿈을 이루겠다는 열망, 선수로서 욕심이 많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 12월 25일(한국시간)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가 선정한 2024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0대 뉴스 가운데 1·2위를 휩쓸었다.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1위, ‘골프의 고향’ 스코틀랜드 올드코스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AIG 여자 오픈 우승이 2위였다.
골프위크는 “리디아 고는 올림픽 동메달(2020 도쿄), 은메달(2016 리우데자네이루), 금메달(2024 파리)을 모두 획득하며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올림픽 금메달로 리디아 고는 LPGA 명예의전당에 입성한 최연소 선수이자 통산 35번째 선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디아 고는 LPGA 명예의전당과 파리올림픽 금메달로는 만족하지 않은 듯, 2주 뒤 골프계에서 가장 신성한 코스에서 다시 우승했다. 그는 AIG 여자 오픈을 제패해 통산 3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시계를 돌려보면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뜻하는 ‘자기 확언(Self-Affirmation)’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디아 고는 올 시즌 개막 전 “파리올림픽을 기대한다. 금메달을 획득해 모든 색깔 메달을 수집하는 동화 같은 결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리디아 고는 동화를 현실로 이뤄냈다.
2024년 3승을 거둔 박현경은 오랫동안 준우승 전문가였다. 2021년 5월 KLPGA챔피언십에서 3승째를 거두고는 910일(약 2년6개월) 동안 준우승 아홉번을 한 끝에 2023년 10월 SK네트웍스·서경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감격스러운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그는 “아홉 번 준우승하면서 내가 그렇게 기회를 못 잡는 선수인가 의심했지만, 제주까지 응원 온 팬클럽 ‘큐티풀’ 등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힘을 낼 수 있었다”며 “많은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하는 장면을 수없이 상상했는데 이뤄내서 기쁘다”고 말했다.
박현경은 “PGA투어 김주형 선수가 인터뷰에서 기회는 다음 홀도 있고 다음 라운드도 있고, 다음 대회도 있다고 얘기했었다”며 “그 인터뷰를 보고 김주형 선수와 같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배소현은 ‘욕심’이라는 말에서 오해하기 쉬운 진심을 전해준다. 그는 6년간 2·3부 투어를 뛰다가 2017년 KLPGA 투어에 데뷔했다. 1부 투어 데뷔 후에도 성적이 저조해 시드전을 여러 번 치렀고 2부 투어를 오가기도 했다. 그리고 2024년 3승을 올렸다. 키 168㎝인 그는 허리 부상 재활 치료를 하면서 비거리가 꾸준히 늘어 ‘회춘 샷’이라는 유행어도 만들어냈다.
그는 데뷔 8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고는 “사실 전에도 몇 번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욕심을 내려놓고 경기했더니 잘 되지 않아서 이번에는 욕심을 가지고 독하게 쳤다”고 털어놓았다. “장타는 30대 선수가 롱런하기 위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스스로 계속 노력해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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