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상냥한 미소가 특징인 유효주(27·두산건설)는 여러차례 ‘지옥의 시드전’을 돌파해 우승까지 차지한 ‘오뚝이 승부사’다.
202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6년 만에 104번째 대회였던 위믹스 챔피언십 경기에서 첫 우승을 하기까지 여러 차례 넘어졌지만 그때마다 다시 일어섰다. 2017년 정규투어에 데뷔해 2019~2020년엔 2부투어로 떨어졌고, 정규투어에서도 상금 순위가 부족해 번번이 시드전을 다녀왔다.
이런 유효주의 오뚝이 비결은 무엇일까?
“대자연속에서 잔디를 걷는 골프를 저는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투어에 데뷔했을 때 안시현, 홍진주 언니처럼 오래 오래 선수 생활을 하는 선배님들이 부러웠어요. 2부투어로 내려갔을 때, 살짝 드라이버 입스가 왔을 때 너무 힘들었죠. 그래도 골프를 좋아하니까, 오래 하고 싶으니까 다시 돌아올 수 있었어요.”
유효주는 2024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인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2억1600만 원)을 앞두고 30일 제주에 도착해 준비에 들어갔다. 대부분 선수가 해외에서 동계훈련을 하는데 유효주는 국내에서 체력훈련과 스윙교정에 집중했다. 1주일에 5일, 하루 2~3시간씩 코어 근육을 단련하고 유산소 운동으로 몸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단단한 코어 근육을 바탕으로 큰 근육을 사용해 일관성을 높이는 스윙으로 바꾸었다다. 한계까지 몰아붙이지만 몸이 매일 좋아지는걸 느끼니까 더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이소영, 이세희, 이다연, 한진선 등과 또래다. 그는 친구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한다. 얼마전 태국에서 열린 블루케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를 마치고 공항에 가기 전 잠깐 시간이 남았을 때였다. 이소영이 출발 시간까지 남는 자투리시간을 이용해 연습장을 찾는 모습을 보고 “난 아직 멀었구나” 생각했다고 한다. 스스로 노력을 많이 하고 골프를 중심으로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친구는 골프 밖에 없는 것처럼 살았다. 골프 기술도 중요하겠지만 저런 작은 노력이 모여서 습관을 만드는구나 깨달았다고 한다.
유효주는 두산건설 We’ve 골프단의 다섯 가지의 에센셜(Have, Live, Love, Save, Solve) 가운데 ‘기쁨이 있는 공간(Live)’을 나타내는 선수다.
두산건설 광고에는 그와 그의 캐디 아버지가 등장한다. 그의 캐디백을 어깨에 두른 아버지와 나란히 필드를 걷는 모습이다. 다른 아빠들이 무척 부러워한다고 한다. 그는 “제 인생에 영원히 남을 귀중한 추억을 선물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한국의 골프 대디는 헌신의 상징이지만 부담이 되기도 하는게 현실이다. 유효주는 “1년 내내 같이 투어 생활을 하지만 어떤 선택도 제가 하도록 하고 그 결정을 존중한다”며 “저의 투어를 제가 스스로 하는게 맞다고 하신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는 골프와 테니스 등 운동을 좋아한다. 골프를 배워두면 좋을 것이라며 먼저 오빠에게 가르쳐주었고, 그 모습이 좋아 그도 따라했다. 처음 라운드를 아버지 지인들과 나갔는데 “효주 거리나가는 거 봐라, 운동시켜도 되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골퍼 유효주의 시작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입문했다.
그는 너무 잘 웃어 친구들에게 “미소가 루틴이 된 것 같다”는 소리도 듣는다.
유효주는 “골프는 마음대로 안되는 어려운 운동이지만, 이리 저리 애쓰다보니 저도 예전보다 더 준비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골프가 삶에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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