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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팬클럽에서 TV 광고를 직접 만들어 선수 생일에 헌정한다면. 이런 이색적인 광경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박현경(24)에게 벌어졌다. 지난 7일 스물네 번째 생일을 맞은 박현경에게 팬클럽 ‘큐티플 현경’이 TV 광고를 만들어 선물했다. 이 영상은 지난해 10월 박현경이 9번 준우승 끝에 KLPGA투어 4승째를 거두고 감정에 복받쳐 울먹이며 인터뷰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는 2021년 5월 KLPGA챔피언십에서 3승째를 거두고는 910일(약 2년 6개월) 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리고 맞은 우승 인터뷰에서 “아홉 번 준우승하면서 내가 그렇게 기회를 못 잡는 선수인가 의심했지만, 제주까지 응원 온 팬클럽 분들 응원을 받으며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이후 팬들과 함께 웃는 모습으로 광고가 끝난다.

박현경 팬클럽이 만든 TV 광고 중 한 장면. /박현경 팬클럽

팬클럽 회장 역할을 하는 이기일씨는 “올해 생일 관련 행사를 준비하던 지난해 10월 마침 박현경 선수가 우승했다. 뜻깊은 장면을 모아 TV 광고를 제작해보자는 회원들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큐티플 현경’ 회원들은 “박현경은 팬 카페에 자주 들어와 댓글을 남기고 응원 온 신규 회원들 별명까지 기억하고 경기가 끝나면 회원들과 함께하는 등 팬들을 소중하게 여긴다”며 “팬들에게 열정을 심어주고 힘든 삶에서 그가 원동력이자 활력소가 되고 있다. 그동안 받은 사랑을 TV 광고로 담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큐티플현경’은 박현경 공식 팬클럽으로 2019년 6월 처음 만들어져 14일 현재 3372명 회원이 있다. ‘큐티플’은 영어로 큐트(cute·귀여운)와 뷰티플(beautiful·아름다운)을 합성한 신조어다. 2022년 10월엔 박현경 생일을 맞아 옥외 광고를 준비했다가 국내에 지진 피해가 발생하자 800만원을 성금으로 내기도 했다. 팬클럽이 돈을 모아 스타를 위해 광고를 하는 건 주로 유명 가수나 배우에게 많이 있는 일이나 국내 스포츠 선수 팬클럽이 TV 광고를 제작한 건 처음이라고 한다.

이연진 SBS골프편성팀장은 “박현경 선수 팬클럽 분들이 워낙 정성스럽게 뜻을 모으시는 모습을 보고 이를 특별 프로그램으로도 제작(‘오! 나의 프로님 박현경’)해 19일 방영한다”고 전했다. 이 특별 프로그램과 함께 팬클럽이 만든 광고도 공개된다. 이런 사정을 접한 박현경은 “외롭고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데 도움을 주신 팬들이 최고의 생일 선물까지 만들어주셨다”며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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