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은 욘 람에게 돌아갔지만 또다른 화제의 중심은 필 미켈슨(미국)이었다. 52세 10개월이란 나이로 마스터스를 맞은 그는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8개(보기 1개)를 잡아내며 7언더파를 몰아쳐 공동 2위에 자리했다. 마스터스 사상 최고령 ‘톱5′ 기록. 그가 2021년 5월 역대 메이저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운 PGA챔피언십 투혼을 떠올리는 선전이었다. 통산 12번째 메이저 대회 준우승. 메이저 준우승만 따지면 잭 니클라우스(미국·19회) 다음이다. 메이저 우승은 6회. 그중 3번(2004·2006·2010)이 마스터스다.
지난겨울 다이어트로 9㎏ 이상 감량, 대학 시절 몸무게를 되찾았다는 미켈슨은 “아직 65타를 칠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특별한 장소인 오거스타에서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보여줄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회의 일부가 된다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마스터스 2위 덕에 미켈슨은 세계랭킹이 지난주 425위에서 72위로 껑충 뛰었다. 3라운드에 족저근막염이 악화해 기권한 타이거 우즈(48·미국)는 1001위에서 997위로 4계단 오르는 데 그쳤다. 우즈는 2021년 2월 당한 교통사고로 인해 다리에 나사와 철심 등을 대거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선수 중에선 임성재(17위), 김주형(19위), 김시우(40위), 이경훈(42위)이 차례로 자리매김했다.
미켈슨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LIV 골프 출범을 주도하면서 PGA 선수들에게 ‘공적(公敵)’처럼 여겨졌다. 그 과정에서 “PGA 투어의 탐욕이 역겹다”는 등 부적절한 발언이 알려져 지난해는 28년 만에 처음으로 마스터스에 불참했다. 이번 마스터스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LIV 선수들은 미켈슨과 브룩스 켑카(미국)가 공동 2위, 패트릭 리드(미국)가 공동 4위를 차지하는 등 3명이나 ‘톱5′에 들었다. 앞으로 PGA·LIV 선수들이 다 참가하는 메이저 대회마다 신구(新舊) 세력 간 충돌과 신경전이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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