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게임 스페셜리스트인 김규태 코치는 “퍼팅 실력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해 프로골퍼들은 자신의 퍼팅 패턴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며 “비슷한 퍼팅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무엇이 잘 안 되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는 주말골퍼라면 이런 퍼팅 패턴 테스트가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퍼팅 패턴 테스트는 자신의 퍼팅이 다양한 상황에서 어떤 패턴을 지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연습 그린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처음엔 홀을 중심으로 3m 거리의 퍼팅을 홀 주변 동서남북 4개의 방향에서 테스트를 진행한다. 4개의 방향은 각기 다른 라인들로 구성해야 한다. 오르막 훅라인, 내리막 훅라인, 오르막 슬라이스라인, 내리막 슬라이스라인 이렇게 4개의 방향에서 홀에 여러 번 퍼팅했을 때 자신에게 쉬운 패턴과 어려운 패턴을 분석한다. 익숙해지면 동서남북 4개의 방향을 8개의 방향으로 잘게 나누어 분석한다. 더 정밀하게는 시계의 12개 시침처럼 12개의 방향에서 연습을 한다. 기록지를 만들고 사진을 찍어두면 좋은 자료가 된다.
김 코치의 설명이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경사가 있는 홀 주변에서 동서남북으로 8가지 방향으로 퍼팅을 해보면 모든 경사의 퍼팅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각 방향에서 5~10개 정도 퍼팅을 해보면 자신이 스트로크하기 편한 라인과 성공률이 높은 라인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반대로 스트로크가 불안하거나 성공률이 낮은 쪽도 생길 것이다. 내가 어느 지점에서 실패하고 성공하는지 기록하고, 실패했을 때 홀보다 높은 쪽으로(흔히 말하는 프로 라인) 실패를 하는지 홀보다 아래쪽 라인(아마추어 라인)으로 실패하는지까지 분석한다. 이런 방법으로 퍼팅 연습을 할 때마다 꾸준히 패턴을 측정하고 기록해두면 자신만의 퍼팅 패턴 빅데이터를 갖게 된다.”
거리는 꼭 3m일 필요는 없다. 실제 라운드에서 성공률을 높이고 싶은 거리를 선택해 거리를 탄력적으로 조절해가며 테스트하면 된다.
자신의 퍼팅 패턴 빅데이터는 메타인지(meta 認知)의 역할을 해준다. 메타인지는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자각하고,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하는 등 자신의 학습과정을 조절할 줄 아는 인지 능력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 자신의 인지 과정을 한 차원 높은 시각에서 관찰하고 특징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렇게 꾸준한 분석으로 자신만의 빅데이터가 만들어지면 코스에서 어프로치나 샷을 공략할 때 쉬운 퍼팅의 패턴에 맞게 홀을 공략하고 자신에게 어려운 패턴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또한 어려운 패턴을 확실히 알고 보완한다면 퍼팅의 고수가 될 수 있다.
김 코치는 이렇게 강조했다. “실제 프로 선수들은 핀 공략을 할 때 자신이 퍼팅하기 편한 쪽을 공략한다. 긴 퍼트를 할 때도 두 번째 퍼팅에 성공하기 쉬운 쪽으로 겨냥한다. 그러면 확실히 버디 기회를 더 만들고 파세이브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와 디오픈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12승을 거둔 잭 존슨(미국)은 코치 마이크 벤더와 함께 샷의 구질을 드로(왼쪽으로 살짝 휘는 구질)로 만들면서 퍼팅도 훅라인(왼쪽으로 휘는 라인) 퍼팅을 할 수 있도록 그린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워 큰 효과를 보았다. 샷도 퍼팅도 하나의 방향을 선택해 일관성을 높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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