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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스, 연장전 끝에 PGA RBC 헤리티지 정상… 통산 13승

빨리빨리 ‘1초 퍼팅’ 아내 덕에 고쳐

‘속으로 다섯 세고 해라’ 조언 따라 신중하게 퍼팅… 9위→1위 도약

세계랭킹도 20위서 10위로 뛰어


 

18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 헤리티지에서 우승한 조던 스피스가 아내에게 입맞춤하고 있다. 고교 시절부터 연인이던 이들은 2018년 11월 결혼해 지난해 11월 아들 새미를 낳았다. /AFP 연합뉴스


“애니 사랑해. 우리 아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특별한 일이 있었단다.”


우승을 확정 지은 조던 스피스(29·미국)는 18번홀에서 기다리던 아내 애니와 지난해 11월 태어난 아들 새미를 꼭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아내와 입맞춤을 하고는 아들을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천하를 얻은 표정이었다. 그는 이날 이글 샷을 두 차례 폭발시키고 연장에서 회심의 벙커샷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스피스는 18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의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에서 열린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RBC 헤리티지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2개와 버디 3개, 보기 2개로 5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 지난 시즌 페덱스컵 우승자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연장에 들어갔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두 선수 모두 두 번째 샷을 그린 주변 벙커에 빠트렸다. 스피스는 멋진 벙커샷으로 파로 마무리했지만, 캔틀레이는 공이 모래에 반쯤 묻힌 상황에서 친 샷이 홀을 10m 지나가며 파 세이브에 실패했다. 스피스는 지난해 4월 발레로 텍사스 오픈 이후 1년 만에 통산 13승째를 거두면서 상금 144만달러(약 17억8000만원)를 받았다.


우승 이끈 환상적 벙커샷 - 조던 스피스(29)가 18일 RBC 헤리티지 최종 라운드의 연장전 18번 홀(파 4)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스피스는 이 샷을 홀 컵에서 30cm 떨어진 지점에 붙이며 파를 지켜냈다. 전날 18번 홀에선 짧은 퍼팅을 놓치며 보기로 흔들렸지만, 4라운드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했다. /AFP 연합뉴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부활절 주간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스피스에게 ‘부활절 3연패’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내년 부활절인 2023년 4월 9일(현지 시각)엔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가 열린다. 스피스는 “그러면 얼마나 좋겠는가”라며 “벌써 좋은 기운이 느껴진다”며 웃었다.


‘골든 보이’ 스피스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 차세대 선두 주자였다. 프로 데뷔 3년 만인 2015년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르며 스물두 살 나이에 세계 1위에 올랐다. 그리고 2017년 디오픈에서 최연소 메이저 3승 기록을 세웠다.


거침없이 질주하던 그는 디오픈 우승 이후 거짓말처럼 슬럼프에 빠졌다. 우승은커녕 리더보드 상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지난해 세계 92위까지 떨어졌다. 스피스는 지난해 고향 텍사스에서 열린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3년 9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는 부진 원인을 털어놓았다. 2018년 역기를 들다 왼손을 다치고는 통증 때문에 그립을 제대로 쥐지 못해 샷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일관성이 떨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스피스는 유명 코치 부치 하먼을 찾아가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샷 능력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번엔 한때 세계 최고였던 퍼팅이 말을 듣지 않았다.


올 시즌 그가 PGA 투어에서 기록한 퍼팅 실력(이득 타수 기준)은 공동 179위로 최하위권이다. 지난주 유리알 그린으로 악명 높은 마스터스에서도 처음 컷 탈락했다. “골프 선수가 된 이후 가장 비참한 심정이었다”고 했다.


조던 스피스가 우승 후 아들 새미를 들어 올리고 있다. 오른쪽은 아내 애니. /AFP 연합뉴스

스피스는 이번 대회 3라운드 18번홀에서도 퍼팅이 또 한 번 발목을 잡았다. 3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시도한 샷이 30㎝ 벗어났다. 가볍게 탭 인을 하려고 톡 친 것이 홀을 맞고 돌아 나와 보기를 했다. 중계방송을 진행하던 캐스터 입에서 “맙소사(holy smokes!)” 탄식이 터졌다. 일주일 전, 그리고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던 뒤엉킨 실타래는 고교 시절부터 연인이던 아내 애니의 한마디로 거짓말처럼 풀렸다.


남편에게 골프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던 애니는 3라운드를 마치고 참담한 심정으로 숙소로 돌아온 스피스에게 “아무리 쉬운 퍼트라도 마음속으로 다섯까지 세고 하면 어때?”라고 했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했던 순간 스피스는 1초 만에 퍼트를 했다.


스피스는 3타 차 공동 9위로 시작한 최종 라운드에서 신중한 퍼팅으로 선두와의 차이를 좁혀나갔고, 3라운드에서 악몽을 안겨줬던 18번홀에서 3m짜리 퍼트로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이끌었다. 스피스는 “어제 일로 (내게)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오늘 경기는 그저 평범한 라운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경기했다”고 말했다. 스피스의 세계 랭킹은 지난 주 20위에서 10위로 껑충 뛰었다.


임성재가 8언더파 276타로 공동 21위, 김시우는 5언더파 279타로 공동 42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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