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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암배 이어 허정구배 한국 아마 선수권 우승하며 최강 등극


허정구배 제67회 한국아마추어 골프선수권에서 우승한 조우영과 시상식에 참가한 허광수 대한골프협회장.


최고 권위 아마추어 골프 대회인 허정구배 제67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한골프협회·삼양인터내셔날 주최)에서 국가대표 조우영(한국체대1)이 이글 두 방을 터뜨리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지난해 주요 대회에서 개인전 우승 없이 2~3위에 머물렀던 그는 올해 송암배에서 첫 선수권대회 우승에 이어 아마추어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허정구배까지 우승하며 아마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조우영은 4일 경기 성남의 남서울골프장(파72)에서 막을 내린 3라운드에서 이글 2개, 버디 2개, 보기 4개로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 나란히 8언더파를 기록한 2위 박준홍(한국체대 1)과 3위 오승현(한국체대 1)을 1타 차이로 제쳤다. 박준홍은 후반 9홀 스코어에서 앞서 백카운트 방식(스코어가 같을 경우 가장 최근 홀 성적 순으로 따져 순위 결정)으로 2위가 됐다. 조우영은 열아홉 살 국가대표 3인방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1타 차 2위로 나섰다. 그는 9번 홀(520m)과 16번 홀(480m), 두 파5홀에서 2온에 성공해 이글을 잡아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조우영은 “중3 때부터 남서울 아카데미에서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에게 골프를 배웠다”며 “홈 코스인 이곳에서 어릴 때부터 꿈꾸던 허정구배 우승을 이뤄 감격스럽다”고 했다.

/삼양 인터내셔날 허정구배 제67회 한국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조우영이 트로피를 들고 있다.


조우영은 가슴 아팠던 ‘역전패의 경험’을 우승 비결로 꼽았다. 2018년 허정구배에서 당시 우승한 배용준(한국체대 2)과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지만 5타를 잃는 부진 끝에 4위로 마쳤다. 그는 “그때 정말 많이 울었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우승에 대한 간절함 때문에 잠도 못 잘 정도였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영건스 매치플레이 4강전에서는 3홀을 남기고 2홀 앞서 있다가 3홀을 내리 져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직장 생활을 하며 힘들게 뒷바라지하는 부모님께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꾸준히 성적을 내며 2020년 국가대표에 선발된 게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한다. 그는 “1타 차로 쫓기면 예전에는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비기더라도 연장에서 이기면 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조우영의 장기는 페어웨이 적중률 90% 안팎을 자랑하는 드라이버 샷이다. 비거리는 270m로 중상위권이지만 페어웨이 폭이 좁고 러프가 긴 곳에서도 자신 있게 칠 수 있다. 조우영은 “미국 PGA 투어에서 뛰는 임성재 프로처럼 약점이 없는 골퍼가 되는 게 꿈”이라며 “일본을 거쳐 미국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일정을 3라운드로 줄이고 태풍으로 어려운 기상 조건에서 치러졌다.

허광수 대한골프협회장은 “한국 남자 선수들이 세계 무대로 발돋움하는 데 허정구배 대회가 이바지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남=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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