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벙커샷을 할 때는 공을 왼발 쪽에 두고 체중도 왼발 쪽에 70%를 싣는다. photo 민학수의 올댓골프 |
벙커샷은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다. 공을 직접 맞히는 것도 아니고 공 뒤의 모래를 쳐서 그 폭발력으로 공을 탈출시켜야 한다. 얼마나 쳐야 공을 홀에 붙일 수 있을지 계산하기도 어렵고, 클럽이 모래 속에 파묻힐 것만 같아 자꾸 힘이 들어간다. 게다가 대부분 주말 골퍼들은 연습 한번 없이 벙커샷과 맞닥뜨리게 되지 않나. 한 번에 공을 꺼내지 못하고 두세 번씩 실수하면 벙커샷은 트라우마가 된다.
김경태(34)는 “벙커샷은 원리만 잘 이해하면 탈출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샷”이라며 “어떻게 생각하면 가장 대충 쳐도 되는 샷”이라고 했다. 부담스러운 벙커샷을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비법이라도 있다는 이야기 같다.
김경태의 설명이다. “벙커샷은 어드레스에서 80%가 결정된다. 무조건 공은 왼발에 놓고 쳐야 한다. 뒤꿈치를 기준으로 공이 두 개 이상 오른발로 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처음엔 라인을 그어 놓고 연습하는 게 좋다. 공을 오른발에 놓으면 체중을 왼쪽에 싣기 힘들다. 체중도 7 대 3의 비율로 왼쪽에 둔다.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처럼 체중을 왼발에 두어야 원하는 지점에 정확하게 샷을 할 수 있다. 체중을 왼쪽에 두고 클럽 헤드가 공 뒤 5~10㎝ 지점을 치면서 모래 속을 빠져나가도록 한다. 체중이 왼쪽에 있을 때와 오른쪽에 있을 때 모래를 통과하는 클럽의 스피드도 달라진다. 벙커샷은 공의 위치, 체중 모두 왼쪽이 기준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어드레스 때 핸드 퍼스트 자세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통 드라이버나 아이언샷 때는 핸드 퍼스트 자세를 통해 임팩트 전에 클럽 헤드가 일찍 돌아가지 않도록 헤드의 움직임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벙커에서 핸드 퍼스트 자세는 클럽 헤드가 모래를 너무 많이 파고들어 가게 만들기 때문에 공이 원하는 만큼 뜨지 않아 탈출하기 어려워진다. 어드레스 때부터 공을 치고 나가는 동작까지 그립 끝이 몸의 중심을 가리키고 있어야 한다. 벙커샷은 클럽헤드가 가장 많이 움직이는 스윙이라는 점을 기억해 두자.
최근 프로들 사이에선 클로즈드 스탠스를 서고 완만한 스윙으로 모래를 긁고 나가는 샷을 하는 등 다양한 벙커샷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연습 시간이 많지 않은 주말 골퍼들은 새로운 벙커샷을 시도하기보다는 익숙한 오픈 스탠스로 자신 있게 샷을 하는 게 좋다. 벙커샷 때 스윙 크기와 파워는 어느 정도로 할까. 김경태는 페어웨이 어프로치샷의 두 배를 기준으로 한다고 했다. 그린까지 15야드 거리에서 벙커샷을 한다면 페어웨이 30야드 거리로 계산해서 스윙을 하는 식이다. 벙커샷 30야드면 페어웨이 60야드의 스윙 크기로 치는 것이다.
주말 골퍼들이 벙커샷을 할 때 실수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모래 위에 있는 공을 퍼내야 공이 탈출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오해는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을 실수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클럽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공을 다운블로로 맞혀야 공이 뜨는데 공을 퍼올린다고 생각하다 토핑 등 큰 실수를 하게 된다.
김경태는 “벙커샷에서 퍼낸다는 생각은 아예 없애야 한다. 공을 퍼낸다고 생각하면 체중도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클럽도 일찍 풀어주게 되는 등 큰 실수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김경태의 실전 골프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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