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이 열리는 TPC 스코츠데일의 16번 홀 모습. 2만여 석의 관람석으로 빙 둘러싸인 이 홀은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파3 홀이다./골프닷컴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에는 ‘지상 최대의 골프쇼’ ‘골프 해방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 별칭이 탄생하게 된 데에는 대회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의 상징인 파3 16번 홀의 역할이 크다.
전장 163야드의 이 홀은 2만여 석의 관람석으로 빙 둘러싸여 있다. 로마 시대 검투장을 연상케 해 ‘콜로세움’으로도 불린다. 선수들이 그린에 공을 올리면 환호가 따르지만 실수를 하게 되면 온갖 야유가 쏟아진다.
피닉스 오픈은 정숙과 매너를 강조하는 일반 대회와 달리 음주와 고성, 야유를 허용한다. 이런 관중 친화적인 분위기 덕에 상상 이상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는다. 2018년에는 대회 기간 총 71만9000여명, 토요일인 3라운드에만 21만6800여명이 찾았다. PGA 투어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이었다. 주최 측은 매년 관중 수에 지나친 관심이 쏠리자 지난해부터 집계를 중단했다.
TPC 스코츠데일에서 대회가 열리기 시작한 1987년부터 16번 홀에서는 지금까지 총 9개의 홀인원이 터졌다. 할 서튼(미국)이 1988년 처음 기록했고,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가 2015년 기록한 게 마지막이다.
그렇다면 가장 유명한 홀인원은 어떤 걸까? 1997년 대회 3라운드 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기록한 홀인원이다. 9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기록했던 우즈는 과거 인터뷰에서 "캐디 코완의 손이 부러질 정도로 강하게 하이 파이브를 했다"며 "등 뒤로는 맥주 냄새가 진동을 했다"고 말했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골프로봇 엘드릭(LDRIC·Launch Directional Robot Intelligent Circuitry)은 2016년 프로암 대회 때 5번 시도 만에 홀인원에 성공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엘드릭은 우즈의 본명(Eldrick)과 발음이 같다.
오는 31일(한국 시각) 대회 개막을 앞두고 PGA 투어는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 살짝 김이 빠진 면도 있다. ‘터줏대감’인 필 미켈슨(미국)의 부재다.
애리조나 주립대 출신인 미켈슨은 대학 시절부터 이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했었다.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30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았고, 3차례 정상에 올랐다. 갤러리들도 미켈슨에게 열광적인 응원을 펼친다. 하지만 미켈슨은 올해는 같은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사우디 인터내셔널 출전을 이유로 불참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최경주(50), 강성훈(32), 안병훈(28), 이경훈(29), 노승열(29), 김시우(24), 임성재(22)가 출전한다. 임성재는 지난해 첫 출전에서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적어내며 공동 7위에 오르는 등 코스와 궁합이 맞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리조나 주립대 출신으로 지난주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존 람(스페인)과 이번 시즌 벌써 2승을 챙긴 저스틴 토머스(미국), 2016~2017년 챔피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등이 유력한 우승 후보다. 디펜딩 챔피언은 리키 파울러(미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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