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원 대박 김세영 “여자골프 최고 상금 그 자체 영광”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서 1타 차 짜릿한 우승… 한국 선수 4번째 통산 10승

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세영이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가베 룩스LPGA

"거의 울 뻔했어요. 지금도 믿기지 않아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8m 끝내기 버디를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한 김세영(26)은 현장에서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우승 소감을 전했다.

김세영이 25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정상에 올랐다.

김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으로는 여자 골프 사상 최고액인 150만 달러(약 17억6000만원)를 받았다. 올해 열린 US여자오픈 우승 상금(100만 달러)보다 50만 달러가 더 많다. 일반 대회 우승 상금이 25만~30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5~6개 대회에서 우승한 셈이다.

김세영은 자칫 2위 찰리 헐(잉글랜드)에게 연장전을 허용할 뻔했다. 헐이 막판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김세영과 17언더파 동타로 먼저 경기를 끝낸 상황에서 김세영의 18번 홀 두 번째 샷이 홀과 먼 곳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연장전이 예상되던 그 순간 김세영의 버디 퍼트는 우측으로 휘면서 홀에 서서히 가까워지더니 마침내 쏙 하고 사라졌다. 김세영은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김세영은 경기 후 "솔직히 그 순간 (같은 조의 넬리) 코르다 순위만 알았지 헐의 스코어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2퍼트만 하면 우승을 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대회 최종일 항상 빨간 바지를 입어 ‘빨간 바지의 마법사’라는 별명이 있는 김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고진영(24∙277만3894달러)에 이어 상금 랭킹 2위(275만3099달러)로 시즌을 마쳤다.

김세영은 150만 달러의 상금에 대해 "여자 골프 사상 최대 상금을 얻은 것 자체가 너무나 큰 영광이다"며 "상금을 어디에 쓸 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뭔가 의미 있는 일에 사용하고 싶다"고 했다. 김세영은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첫 우승을 했을 때는 약 10만 달러를 정도를 받아서 집을 사는 데 보탰다"는 얘기도 했다.

김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시즌 3승째이자 통산 10승째를 채웠다. LPGA 투어에서 통산 10승 이상을 달성한 선수는 박세리(42∙25승), 박인비(31∙19승), 신지애(31∙11승)에 이어 김세영이 4번째다.

김세영은 "올해 목표를 3승으로 정했는데 달성해서 기쁘다. 내년에는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내년 목표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과 올해보다 1승이 더 많은 4승"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