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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연장 접전 끝에 슈라이너스 오픈서 통산 4승
위기때마다 놀라운 퍼팅 집중력… 2.1m 이상 성공한 퍼트 거리 합계 170m로 PGA 최장 기록

재미교포 케빈 나(36·한국명 나상욱)의 우승 시계가 눈부시게 빨라지고 있다.

케빈 나는 7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총상금 700만달러)에서 연장 접전 끝에 미국의 패트릭 캔틀레이(미국)를 꺾고 상금 126만달러(약 15억원)를 받았다. 통산 4승째였다. 케빈 나는 2011년 이 대회에서 데뷔 8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두 번째 우승까지는 7년이 걸렸다. 그리고 3승째는 9개월, 4승째는 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연장전 첫 승리 - 케빈 나가 7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PC 서멀린에서 막을 내린 미 PGA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통산 4승째를 거두고 기뻐하는 모습. 케빈 나는 PGA투어에서 연장전 3전 전패를 기록하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연장전 승리를 거두었다. /AFP 연합뉴스

우승 비결은 압도적인 퍼팅 능력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케빈 나는 2.1m 이상 거리에서 성공한 퍼트 거리 합계 170m를 기록했다. 미 PGA 투어가 2003년 샷 측정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최장 기록(72홀 기준)이다. 그만큼 긴 거리 퍼팅에 많이 성공했다는 의미다.

케빈 나는 나흘간 105개(라운드당 26.25개)의 퍼트 수를 기록했는데 전체 평균은 118개(29.50개)였다. 한 라운드 퍼트 수가 평균보다 3개 이상 적었다.

이 같은 통계는 파4홀에서 3온 1퍼트를 기록하는 등 그린 적중률이 떨어지는 선수의 퍼팅 능력이 과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케빈 나는 그린 적중 시(파3홀 1온, 파4홀 2온 이내, 파5홀 3온 이내) 평균 퍼트 수도 1.500개로 평균 1.683개를 크게 앞섰다. PGA 투어가 선수들의 퍼팅 능력을 정교하게 평가하는 지표로 삼는 '퍼팅으로 얻은 이득 타수(Strokes Gained Putting)'에서도 케빈 나는 14.176타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나흘간 전체 평균보다 퍼팅으로 14.176타의 이득을 보았다는 의미다.

가족과 ‘활짝’ - 아내, 큰딸 소피아와 함께 미 PGA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트로피를 앞에 놓고 기념사진을 찍는 케빈 나. /AFP 연합뉴스
케빈 나는 티샷과 어프로치 샷 능력 등에서는 평균 수준이었다.

케빈 나는 집에서 가까운 대회 장소인 라스베이거스 TPC 서멀린(파71) 코스를 손바닥 보듯 꿰뚫고 있는 데다 2015년에도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날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칠 뻔한 그를 구해준 것도 17번 홀(파3) 퍼팅이었다.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캔틀레이가 티샷을 물에 빠트리고 보기를 했는데, 케빈 나는 티샷을 벙커에 빠트린 뒤 7m 퍼팅을 집어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케빈 나는 이날 한때 4타 차 선두를 달리다 10번 홀(파4)에서 티샷을 왼쪽 숲으로 당겨 친 것을 시작으로 4온 3퍼트로 트리플 보기를 한 뒤 한때 선두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으나 놀라운 퍼팅 집중력으로 승리를 지켰다.

케빈 나는 4라운드 합계 23언더파 261타로 연장에 들어간 뒤 18번 홀(파4)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는 버디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차 연장에서 캔틀레이가 3퍼트로 보기를 한 반면, 케빈 나는 1.2m 파 퍼트에 성공하며 승부를 끝냈다. 케빈 나는 미국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어로 "저를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한다. 이를 악물고 여기까지 왔다. 한국 대회에서 뵙겠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이 그 의미를 계속 묻자 케빈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 전 파혼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해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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