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선수들. 왼쪽부터 노승열, 문경준, 최경주, 이태희, 최진호, 임성재./KPGA민수용 |
"올해는 컷 통과에 성공해서 4일 내내 경기해야죠." 9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제네시스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 한국 남자골프의 맏형 최경주(49)는 "2017년과 2018년 이 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최경주는 지난주 자신이 호스트였던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1년 전 갑상선 수술과 재활 과정을 거칠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3위에 올랐다. 최경주는 "과거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자신 있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경주 외에 디펜딩 챔피언 이태희(35), 아시아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상을 수상한 임성재(21), 군 복무를 마친 노승열(28), 2016년과 2017년 제네시스 대상을 차지한 최진호(35), 그리고 올 시즌 제네시스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문경준(37)이 참석했다.
최경주는 임성재에 대한 조언도 했다. "특별한 결점이 없어요. 워낙 성실하고 골프 외적인 생활도 잘 관리하고 있고요. 다만 코스 매니지먼트를 하듯이 본인 신체도 잘 관리해야 롱런할 수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요."
포토콜 행사에 참가한 선수들. 왼쪽부터 임성재, 최경주, 문경준, 최진호, 이태희, 노승열./KPGA민수용 |
약 2년 만에 국내 대회에 참가하는 임성재는 "이렇게 좋은 대회에 나와 기쁘다"며 "코스 세팅이나 분위기가 미국에 있는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골프장과 비슷하다. 어려운 코스이므로 코스 매니지먼트를 잘 세워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팔에 테이핑을 한 임성재는 "약간 뻣뻣하고, 조금 불편함이 있어 쇼트 게임 연습만 하고 있다"고 했다.
우승자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노승열과 문경준, 이태희, 최진호는 "임성재"라고 입을 모았다. 최경주는 "이태희, 최진호, 임성재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진호는 유럽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이태희는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그러면서 배우는 게 있었을 것"이라는 게 최경주의 분석이었다.
대회 중 자신만의 미신적인 요소가 있냐는 질문도 있었다. 문경준은 "빨간색 옷을 입는다"고 했다. 최경주는 "동전을 여러 개 가지고 다니며 마커나 디보트 정리 등에 사용한다"고 했다. 임성재는 "4번 공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음은 선수들과의 일문일답.
Q. (공통 질문) 대회에 임하는 각오는?
(최경주) "대회를 주최해주신 정의선 수석 부회장님과 여러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하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선수로서 참가해 영광이다. 정말 멋진 대회로 성장했다. 한국 최고의 대회인 만큼 나뿐만 아니라 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의 각오가 남다르다. 2017년과 2018년 모두 컷탈락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컷통과에 성공해 4일 내내 경기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이태희) "시즌 초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 이후 성적이 좋지 않다. 지난해 우승한 대회인 만큼 반등의 기회로 삼고 싶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약간 부담이 되긴 한다. 1차 목표는 컷통과다. 대회장을 찾아 주시는 골프 팬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최진호) "최고의 골프장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대회를 치를 수 있어서 행복하다. 현재 유럽에서 성적이 좋지는 않지만 최근 분위기가 상승세다. 스폰서 대회다 보니 개인적으로 정말 잘하고 싶다. 아직까지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이번주에는 그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최경주가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KPGA민수용 |
(문경준) "현재 운이 좋게도 제네시스 포인트 1위다. 이번 시즌 목표가 제네시스 대상이었는데 그 목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코스가 어렵긴 하지만 잘 이겨내서 우승으로 한 시즌을 잘 마감했으면 좋겠다."
(임성재) "약 2년만에 KPGA 투어 대회에 출전한다. 이렇게 좋은 대회에 나와 기분이 좋다.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겠다."
Q. (임성재에게) 오랜 만에 한국 무대에 나서게 됐다. 연습라운드를 해보니 느낌이 어떤가.
"코스 세팅이나 전반적인 분위기가 미국에 있는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골프장과 비슷하다. 어려운 코스이므로 코스 매니지먼트를 잘 세워야 할 것 같다. 편안한 기분도 든다."
Q. (임성재에게) 최경주 선수에게 배우고 싶은 점은 뭔가.
"이렇게 최경주 선배와 같이 한 자리에 있는 것만해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최경주 선배가 지금까지 이뤄낸 것에 대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존경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성재. |
Q. (임성재에게) 지난 시즌 PGA 투어에서 35개 대회에 출전했다. 올해는 몇 개 대회 정도 뛸 것인가. 현재 컨디션은 어떤가.
"신인이다 보니까 매 경기 플레이하는 것이 재밌고 즐겁다. 그러다 보니 많은 대회를 출전하는 것 같다. 올해도 35개 정도 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컨디션은 문제없다."
Q. (임성재에게) 팔에 테이핑을 했는데.
"자고 일어났는데 팔이 뻣뻣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테이핑을 했고 조금 불편함을 느껴 현재 샷 연습은 안 하고 있다. 쇼트게임 연습만 하고 있다."
Q. (최경주에게) 임성재 선수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결점을 찾을 수 없다.(웃음) 임성재 선수는 워낙 성실하다. 골프에 대한 열정뿐만 아니라 골프 외적인 생활, 주변이나 가족 관계 등을 잘 관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옆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필요도 없다. 이런 생활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본인이 알아서 잘 한다. PGA투어에서 신인상을 수상했으면 이미 부와 명예는 모두 쌓았다. 나이도 굉장히 어리다. 단 한 가지 말을 해주고 싶은 것은 운동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체의 건강이다. 건강한 신체를 선수 생활 끝까지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기 전 코스 매니지먼트를 하듯이 본인 신체도 매니지먼트를 해야 한다. 그래야 롱런할 수 있다. 임성재 선수를 봤을 때는 선수 생활을 롱런할 수 있는 탁월한 감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노승열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웃고 있다. |
(노승열) "임성재 선수다. 계속 꾸준히 성적도 잘 내고 있고 공도 멀리 친다. 이 코스는 전장이 길다 보니 거리를 무시할 수 없다. 쇼트 게임도 잘 하는 것 같다. 사실 라운드를 함께 해보지도 못했고 잘 모른다. TV에서만 많이 봐서 연예인 같은 느낌이다.(웃음)"
(문경준) "마음 속으로는 내가 우승을 하면 참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임성재 선수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코스의 세팅이나 전장은 미국에 있는 골프장과 비슷하다. 월드랭킹이나 최근 분위기로 봐서도 임성재 선수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PGA 투어에서 신인상을 받은 것은 정말 대단한 실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최경주) "이태희, 최진호, 임성재 선수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호 선수는 유럽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유럽에서 뛰면서 많은 경험들을 쌓았을 것이다. 이태희 선수는 GS칼텍스 매경오픈 이후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하지만 그러면서 본인의 문제를 연구하고 있고 그것을 통해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승 찬스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임성재 선수는 현재 흐름이 좋다. 또 굉장히 실력이 좋기도 하고 본인이 어떻게 공을 쳐야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는지 안다."
(이태희) "내가 했으면 좋겠다.(웃음) 하지만 임성재 선수가 제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최진호) "임성재 선수에게 부담을 주기는 싫지만…(웃음) 임성재 선수도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최경주 선수가 우승을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최경주 선수가 우승을 한다면 한국 남자 골프에 좋은 에너지가 될 것 같다."
(임성재) "최경주 선배가 우승을 하면 좋겠다. 지난주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셨고 컨디션이 좋아 보이신다. 코스 난도가 높고 바람도 많이 불지만 최경주 선배는 다 이겨낼 것 같다."
디펜딩 챔피언 이태희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
Q. (공통 질문) 플레이할 때 나만의 미신적인 요소가 있다면.
(노승열) "특별히 없다."
(문경준) "대회에 참가할 때 빨간색 옷을 입는다. 성적이 좋으면 마지막 날에는 빨간 바지나 티셔츠를 입기도 한다. 빨간색 옷이 없으면 빨간색의 무언가를 몸에 지니고 경기한다."
(최경주) "동전을 2개씩 갖고 다닌다. 최근 슬로 플레이에 예민하기도 하고, 게임의 원활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동전으로 디보트 정리를 할 때가 있다. 마커로 쓰기도 한다. 그래서 골프 백에 항상 동전을 10개씩 넣어 둔다."
(이태희) "기독교 신자라 경기 시작 전 기도를 한다."
(최진호) "없다. 골프는 1년 내내 하는 운동이라 특별한 징크스를 만들고 싶지는 않다. 미역국을 먹었는데 그날 경기가 잘 되지 않았다면 경기가 잘 풀릴 때까지 미역국을 먹는 스타일이다."
(임성재) "4번 공을 쓰지 않는다. 4번 공을 쓰면 공이 패널티 구역에 빠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웃음) 1번과 2번, 3번만 쓴다. 4번 공은 연습 라운드나 퍼트 연습을 할 때만 쓴다. 대회 1라운드에는 1번 공, 2라운드에는 2번 공, 3라운드에는 3번 공, 최종라운드에는 1번 공을 쓴다."
Q. (공통 질문)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KPGA 투어에 기여한 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노승열) "코리안 투어 최대 우승 상금 대회이기도 하고, 우승을 하게 되면 국내서 열리는 PGA 투어 CJ컵과 미국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출전권 등 선수들이 더 큰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등 특권이 굉장하다. 무엇보다 갤러리 플라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갤러리들이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PGA 투어 대회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문경준) "2015년과 2016년 일본 투어에서 뛰었는데 그 때 대회 관계자 분들이 오셔서 벤치마킹을 하는 것을 봤다. 대회에 참가하면서 그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이렇게 좋은 대회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선수들이 본 대회에 출전하는 것에 대해 영광으로 생각한다. KPGA 코리안 투어 대회의 표본이 됐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제네시스 관계자 분들께 감사 드린다."
(최경주) "국내서 열리는 PGA투어 CJ컵과 미국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출전권 등 선수들에게 정말 중요한 기회를 주고 있다. 이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도전 정신을 갖고 더 나아가서는 선수들의 실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태희)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2015년 우승 이후 약 3년 만에 다시 우승이라는 것을 할 수 있게 해준 소중한 대회다. 또한 우승자 자격으로 2018년 국내서 열린 PGA 투어CJ컵과 미국에서 열린 제네시스 대회에 참가했다. 그동안 경험할 수 없었던 것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줬다. 나뿐만 아니라 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 모두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대회라고 생각한다."
(최진호) "2017년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 자격으로 유러피언투어에 진출했다. 유럽에 가서 느낀 것은 토너먼트 코스에서 많은 경기를 해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훌륭한 토너먼트 코스에서 대회를 여는 것만해도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임성재) "선수로서 자부심이 생기는 대회다. 이런 대회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조선닷컴 전문기자 사이트 '민학수의 올댓골프( allthatgolf.chosun.com )'에서 국내외 뉴스와 다양한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