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밤 영국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 던루스 링크스(파71·7344야드)에서 막을 올린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디오픈)이 1라운드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간명했다. 골프는 어렵고 무자비하다는 것.
US오픈 이후 한 달 만에 실전을 치른 타이거 우즈(43·미국)는 7오버파 78타(공동 144위)를 쳤다. 우즈는 19일 바람이 잠잠해진 2라운드에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중간합계 6오버파로 3라운드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브리티시오픈(디오픈)은 '골프는 어렵고 무자비하다'는 사실을 새삼 보여줬다. 18일 개막한 대회 1라운드(영국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 던루스 링크스)에서 타이거 우즈가 야디지북을 확인하며 이동하는 모습. 세 차례 디오픈 정상에 오른 그였지만 이날 7오버파로 무너졌다. /AP 연합뉴스 |
대회가 자신의 조국 북아일랜드에서 열려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던 로리 매킬로이(30)는 1라운드 8오버파 79타(공동 150위)를 기록했다. 그가 16세 때 61타를 쳤던 곳이었으니 억장이 무너졌을 것이다. 지금은 TV 해설자로 주로 활동하지만 한때 세계 1위였던 데이비드 듀발(48·미국)은 20오버파 91타로 참가 선수 156명 가운데 꼴찌를 했다. 이 셋은 모두 디오픈에서 우승(우즈 3회, 매킬로이와 듀발 각 1회)했고, 한때 세계 1위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엔 1라운드 내내 평소보다 두세 클럽을 길거나 짧게 쥐어야 하는 비바람이 수시로 몰아쳤다. 하지만 변덕스러운 날씨와 어려운 코스 탓을 하긴 힘들 것 같다. 이 골프장 회원인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는 "산들바람이 부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이븐파를 쳤다. 1라운드 단독 선두에 오른 JB홈스(미국)가 5언더파 66타를 친 것을 비롯해 41명이 언더파를 쳤다. 홈스는 2라운드에서도 3타를 더 줄여 8언더파를 기록했다. 최근 네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두 차례 기록한 브룩스 켑카(미국)는 1라운드 3타를 줄인 데 이어 2라운드에 2타를 줄여 5언더파를 달렸다.
우즈는 1라운드에 우드나 아이언 티샷이 많았는데도 페어웨이 적중률(57.14%)이 절반을 간신히 넘겼고, 무딘 아이언샷으로 그린 적중률(55.56%)도 저조했다. 더블 보기 1개와 보기 6개, 버디 1개를 적어 냈다. 우즈는 경기 전 "디오픈을 치를 만큼 충분히 샷이 날카롭지 않다"고 했다. 엄살이길 기대했는데 진짜였다. 골프는 준비가 안 된 자에게 용서가 없다. 링크스 코스의 길고 질긴 러프가 우즈의 부정확한 샷을 사정없이 응징했다. 우즈는 2라운드 들어 샷의 정확성이 약간 나아졌다. 하지만 파5홀에서 하나의 버디도 잡지 못해 스코어를 더 줄이지 못했다.
우즈는 경기 후 "내 나이가 24세도 아니고, 집에서 아이들과 놀아줄 때 허리 통증이 더하다"며 "세월과 함께 내 삶이 변했지만 지난 4월 마스터스 같은 최고 순간이 몇 차례 더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8년 만에 디오픈을 개최한 조국에서 개인 통산 다섯 번째 메이저 우승 사냥에 나선 세계 랭킹 3위 매킬로이를 삼켜버린 건 주변의 기대였다. 그는 한때 세계의 분쟁 지역이던 북아일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1라운드를 찾은 갤러리 대부분이 그를 응원했다. 매킬로이는 1라운드 후 "중압감을 이겨내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세계에서 티샷을 가장 잘하는 선수 중 하나로 꼽히는 그가 1번홀(파4)부터 샷을 왼쪽으로 당겨쳐 OB(아웃오브바운즈)를 냈다. 러프에서 친 네 번째 샷이 도저히 공을 칠 수 없는 왼쪽 깊은 러프에 빠지는 바람에 언플레이어블 볼(1벌타)을 선언하고 6타 만에 그린에 공을 올렸다. 1.5m 퍼트마저 놓쳐 쿼드러플 보기. 대회 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그는 마지막 홀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컷 통과도 힘겨운 처지가 됐다.
박상현은 1라운드에서 공동 16위(2언더파)로 한국 선수 8명 중 가장 출발이 좋았다. 김시우가 공동 20위(1언더파), 임성재가 공동 42위(이븐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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