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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생·운동 한세트 '不老 프로그램'

올해 마흔아홉(1970년생)인 필 미켈슨은 12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페블비치 프로암대회에서 331야드 장타에 섬세한 쇼트게임 능력까지 20~30대 선수들을 압도하며 우승했다. 전성기 시절보다도 좋아진 파워와 집중력에 그를 오래 지켜본 PGA 동료들까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미켈슨은 "지난해 말 재 보니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가 6, 7마일 빨라졌다. 비거리가 20야드 정도 느니 경기가 훨씬 쉬워졌다"고 했다. 미켈슨이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비결은 무엇일까.

◇섭생(攝生)과 운동이 한 세트

미켈슨은 2000년대 초반부터 손꼽히는 트레이너인 숀 코크란의 개인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미켈슨의 '불로(不老) 프로그램'은 섭생과 운동이 한 세트로 이루어져 있다. 한참 몸이 불었을 땐 이런 방식으로 9kg을 감량한 적도 있다.

그의 식단은 구석기시대 원시인처럼 먹자는 '팰리오(paleo) 다이어트'에 기반을 둔다. 1만년 전 구석기인들이 사냥과 채집으로 신선한 음식만 섭취해 과도한 지방이 붙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했다는 전제에서 나온 다이어트 방식이다. 살코기와 생선, 달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쌀과 면(麵), 빵 등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유제품과 가공식품, 설탕과 소금 등 조미료, 주류도 최대한 줄인다.

대신 제철 과일과 야채를 자주 먹고, 육류도 항생제와 살균제 등을 첨가하지 않은 풀을 먹여 방목해 키운 것을 선택한다. 앤 해서웨이와 귀네스 팰트로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이 다이어트 방식을 따라 했다.
미켈슨은 한때 치즈버거만 먹고도 살 수 있다던 '치즈버거 마니아'였다. 그런데 2009년 소파에서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꼈다. '건선성 관절염' 판정을 받았다. 건선성 관절염은 난치성 질환으로 몸의 면역력을 담당하는 요소들이 관절과 근육을 공격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병이다. 선수 생활에 위기를 느낀 그는 약물치료와 함께 채식주의를 선택했다. 컨디션이 돌아오면서 미켈슨은 다시 육류를 섭취했다. 미켈슨은 아침식사로 브로콜리를 곁들인 달걀과 얌(마·열대 뿌리채소의 하나), 고추를 즐겨 먹는다.

◇하루 75분, 주 4회 고강도 운동

미켈슨은 절제된 식사와 함께 동계 시즌 12주 동안 오전 5시30분부터 하루 75분씩 주 4회 고강도 트레이닝을 한다.

그 운동은 여섯 가지의 기본 구성을 갖고 있다. 먼저 폼 롤러(foam roller) 등을 이용해 셀프 마사지를 한다. 신경과 근육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근막을 풀어주는 방법이다. 전신 스트레칭에 이어 다이내믹 웜업을 한 뒤 메디신 볼 던지기 등 파워트레이닝이 이어진다.

그리고 최근 골프에서 가장 강조되는 코어 트레이닝을 한다. 우리 몸의 중심부인 척추, 골반, 복부를 지탱하는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다. 파운더(founder) 자세는 기마 자세와 비슷한데 심호흡과 함께 발뒤꿈치부터 머리 끝까지 몸의 뒷부분에 힘이 들어가는 동작이다. 싯업 앤드 스로(sit up and throw), 네발걷기(quadruped) 자세, 플랭크(plank) 등 맨몸과 도구를 이용한 다양한 동작이 포함된다. 그리고 전신 강화운동으로 마무리된다.

코크란은 정상급 프로부터 주말 골퍼까지 따라 하면 좋을 세 가지 준비 운동도 소개했다. 누워서 두 다리를 반쯤 세워 왼쪽과 오른쪽으로 번갈아 눕히는 동작, 그리고 무릎 꿇고 손을 머리에 붙인 채 몸통을 돌려주는 동작, 두 손으로 클럽을 잡고 상체를 회전하는 동작이다. 코크란은 "부상 방지와 근육의 가동 범위를 넓혀주는 데 효과적인 동작"이라고 예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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