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챔피언십 부산 개최가 양측 작별의 결정적 원인"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포토콜에서 공식캐릭터인 아둥가와 함께한 주요선수들 |
'꿈의 나라: 한국은 여자 골프의 오아시스.'
미국 골프채널은 LPGA투어 대회 KEB하나은행챔피언십(11~14일, 총 상금 200만달러)이 열리던 지난 주말 이런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골프채널 인터뷰에 응한 미국의 마리나 알렉스는 "솔직히 미국에서는 내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나뿐 아니라 모든 LPGA투어 선수들을 알아볼 것 같다"고 말한다. 미국과 유럽 선수들이 이 대회를 사랑한다고 고백한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미 LPGA투어 메이저 대회에도 한국에서처럼 3만여 명이 몰리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렇게 지난 2002년 CJ나인브릿지 클래식이란 이름으로 한국에서 LPGA투어 대회가 막을 올린 지 17년 동안 한국은 미 LPGA투어의 아시아 전진기지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이 대회를 2006년 공동 스폰서로 참가한 것부터 따지면 13년째 인연을 맺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이 미 LPGA투어에 작별을 고했다. 3년 단위로 이어지던 재계약을 하지 않고 올해 마지막 대회를 치렀다. 단순히 헤어진 게 아니라 "세계 여자 골프의 중심을 아시아로 옮긴다"는 의미심장한 슬로건까지 내걸고 내년부터 같은 기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를 열기로 했다.
'LPGA 아시안 시리즈'를 만들어 중국·대만·태국·베트남·브루나이가 참여하고 향후 일본·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과도 협의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40주년을 맞아 '한국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KLPGA'란 기치를 내건 KLPGA와도 배짱이 맞았다. 내년 1월 대만협회와 KLPGA가 공동 주관하는 타이완 위민스오픈도 이 구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LPGA의 아시아 영향력은 감소할 수 있다. 박성현과 에리야 쭈타누깐, 유소연, 박인비 등 세계 랭킹 상위 선수들이 대부분 아시아 출신인데 이들이 미 LPGA대회가 아닌 'LPGA 아시안 시리즈'에 참가할 경우 팬들은 선수를 따라갈 것이다. 하지만 LPGA투어도 맞불 카드가 있다. 같은 기간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스폰서를 유치해 대회를 열거나, 인근 아시아 국가에서 대회를 연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함께 '소맥'을 나누어 마실 정도로 끈끈하던 양측이 일촉즉발의 긴장 관계로 변한 것은 내년부터 미 LPGA투어가 BMW챔피언십을 부산에서 열기로 한 게 결정적이었다. 하나금융그룹은 '국내 유일의 LPGA투어 대회'라는 점을 늘 강조해왔다. 이 건을 놓고 양측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하나금융그룹은 "같은 돈을 쓰더라도 KLPGA투어에 기여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Narrow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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