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가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후 시상식 도중 소감을 말하다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KLPGA박준석 |
전인지(24)는 최근 2년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을 마지막으로 우승과 좀체 인연을 맺지 못했다. 준우승만 여섯 차례를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주 8개국 여자골프 대항전인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4전 전승을 거두며 한국이 우승을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다른 선수들의 양보로 대타로 출전해 ‘만루 홈런’을 친 격이었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전인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도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적어내 2위 찰리 헐(잉글랜드·13언더파)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30만 달러. 통산 3승째다.
전인지가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2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후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KLPGA박준석 |
1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화창한 날이 이어지며 약 3만1000여 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은 가운데 전인지는 버디는7개를 쓸어 담고 보기는 1개로 막았다.
수학영재 출신으로 IQ 137인 전인지는 이번 대회 들어 전성기 시절 전매특허인 ‘확률 게임’을 그대로 재현했다. 무리한 공략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거리는 남겨 놓는 영리한 전략으로 임했다. 화려함은 없지만 실수가 적었다. 나흘간 보기 또는 더블보기는 딱 1개씩으로 막았다.
2타 차 공동 4위로 출발한 전인지는 전반에 버디 5개를 잡아내며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1~2번, 5~6번, 그리고 9번 홀에서 1타씩을 줄였다. 후반 들어 10번 홀(파4) 보기로 잠시 주춤했던 전인지는 12번 홀(파3)에서도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데 이어 두 번째 샷은 홀을 지나쳐 프린지까지 굴러가 위기를 맞았다. 전인지는 그러나 칩샷을 그대로 홀에 넣으며 천금 같은 파를 기록했다.
위기를 넘긴 전인지는 13번과 15번 홀에서 버디를 챙기며 2위 그룹과의 간격이 3타 차로 벌렸다. 전인지가 17번 홀에서 티샷을 한 후 그린으로 걸어갈 때 갤러리들은 이미 축하인사를 건넸다. 전인지도 갤러리와 손을 마주치며 환하게 웃었다.
찰리 헐(잉글랜드)이 준우승을 차지했고, 세계 1,2위인 박성현과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호주교포 이민지, 그리고 다니엘 강(미국)이 12언더파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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