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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Magic: 미신, 징크스, 루틴의 차이

일본의 19세 신예 하타오카 나사가 25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하타오카는 스윙을 하기 전 제자리에서 점프를 여러 번 뛰는, '점프루틴'을 취한다. /AP연합뉴스

혹시 자신이 골프를 칠 때 특정한 색의 티만을 사용한다든지, 공의 마크를 꼭 동전만을 사용하고 있다면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더라도 이 사람은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미신적 요소를 믿고 있는 것이다. 흔히 징크스의 의미는 “두려움이나 무지에서 비롯된 믿음이나 태도로 특정한 사회에서 관습적으로 믿어지는 관례로 과학적인 요소로는 설명이 어려운 생각”이라 정의된다. 이럴진 대 ‘당신은 징크스를 믿고 있다고 하면’, 은연중 그 사람은 자신이 비합리적인 사람의 취급을 받는다는 것을 견딜 수 없을 것이며 그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Tom Weiskopf는 항상 세 종류의 티를 사용하였다. 그 중 꼭 파 3 홀에서는 부러진 티를 사용하였다. Jack Nicklaus는 항상 10센트짜리 동전 3개를 주머니 속에 넣고 다녔다. 두 선수 모두 이것을 그저 루틴 (Routine)이라고 불렀는데, 과연 어떤 기준이 루틴과 징크스를 구분 지어줄 것인가?

루틴은 일정하며, 단계적 과정을 통해 수행 기능을 일정하게 도와준다. 즉 기능을 기적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평소 자신의 실력을 일정하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스포츠 심리학작들은 경기 중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이 루틴을 사용하도록 장려한다. 루틴은 연습 시 집중력을 높이고 이것이 습관화되면 경기 중에 스코어를 향상시키게 만든다. 시합 전 루틴 (pre-game routine)은 빈 스윙과 스트레칭에 응용될 수 있다. 공 뒤에서 행해지는 빈 스윙과 목표 지점(깃대)을 살피는 것, 깊게 심호흡을 하는 것 등이 해당될 수 있겠다.

징크스(혹은 심한 말로 미신이라고도 한다)는 선수마다 조금 기괴하고 독특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그 행동에도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그 행동을 함으로써 선수 자신에게 행운을 가져다주고 불운에서 벗어나게 해 줄 수 있는 의식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그런 믿음들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골프에서 사용되기 쉬운 방법 중 하나이다. 주로 이런 징크스는 선수가 아주 특별히 잘 친 샷에서 비롯된다. 즉 선수는 특별한 사물이나 행동이 이런 행운(특별히 잘 친 샷)을 가져온 것이라고 믿게 된다.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사고 속으로 빠져드는 시작이 된다. 그리고 게임이 잘 안 풀리기 시작할 때 혹은 곤경 속을 빠져들기 시작할 때 이런 믿음의 징크스는 더욱 선수들에게 가까이 있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과거 한 아이스하키 선수의 예를 들어보자. 자신의 징크스를 모두 루틴이라고 믿고 있는 이 아이스하키 선수는 시합 중 항상 행운을 바라보며 경기를 하고 있었다. 퍽을 똑바로 쳐다보고 정확한 지점을 가격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퍽이 운 좋게 세계 앞으로 나아갈까?’ ‘골로 연결이 될까?’ 등의 생각만을 하고 있었다. 한 마디로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요행만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신의 주 문제는 선수가 자신의 능력보다는 불확실한 존재에 의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불안은 불확실성에 의지할 때 발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병적 보상 행동이 진행되게 된다. 흔히 이 병적 보상 행동은 강박적 행동으로 나타나고 강박적 행동은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웃긴 혹은 어이없는 행동으로 보여지게 된다. 이것은 흔히 시합 혹은 연습에서 반복되는 실수로 나타날 수 있다. 반복되는 실수는 더 큰 불안을 유발하고 더 큰 불안은 더 큰 강박적 보상 행동을 유발하고 이는 다른 사람에게 더욱 어이없는 행동인 실수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처음 자신의 불안을 조금 줄여보기 위해 시작한 미신에 대한 믿음은 악순환을 거듭해 자신도 모르는 커다란 굴레를 자신에게 씌우게 되는 것이다.
현재 경기장에 나가는 자신은 순간적 만족을 위한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가? 이 징크스와 미신적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기본적 루틴을 훈련 때부터 연습하고 있는가?

다음은 징크스와 루틴의 차이를 보이는 전형적인 두 선수의 예이다.

오늘 4번 홀에서 티 샷이 평소보다 30야드나 더 나가서 어려운 샌드를 비껴나가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징크스: 티샷을 하기 전에 빨간 모자를 쓴 갤러리가 눈에 힐끗 들어왔다. 역시 빨간 모자를 보면 나에게는 행운이 따른다. 이번 5번 홀에서는 빨간 모자가 보일까? 어디 있지?

루틴: 티샷을 하기 전, 뒷바람이 불고 있었다. 드라이버를 정확히 공에 맞추기만 하면 된다. 공에 맞추기 위한 티샷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백스윙을 적게 하는 스윙이 필요했다. 그 스윙을 위해서는 9시 각도로만 백스윙을 하는 빈 스윙을 한 번 연습하고 들어가 티샷을 구사하였다. 이번 5번 홀에서는 반대로 맞바람이다. 이 때는 10시 각도로 백스윙이 되어야 같은 거리를 날릴 수 있을 것이다. 10시 각도로 빈 스윙을 하자.
/한덕현 중앙대 의대
(스포츠정신건강의학) 교수

/편집자 주
[민학수의 All That Golf]는 한덕현 박사와 함께 하는 스포츠 심리학을 연재합니다.
한덕현 중앙대 의대 (스포츠정신건강의학) 교수는 골프와 프로야구, 프로축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스포츠 심리 주치의를 맡았고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심리 트레이닝을 조율한 주목받는 학자입니다. 중앙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한 후 미국 보스턴 대학에서 스페인 축구대표팀이 메이저 대회 8강 징크스를 극복하고 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에서 우승하는데 기여한 저명한 스포츠 심리학자 레오나르도 자이코프스키(미국) 에게 배웠습니다.

댓글 1개:

  1. I don't believe.. 스포츠 관련 정신의학 한다는 친구들은 한 두명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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