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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가 4일 US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퍼팅을 한 뒤 두팔을 치켜들고 있다. /USGA
김효주가 전성기 경기력을 보이며 기적같은 역전드라마를 쓰는 듯 했지만 마지막 순간 꿈이 이뤄지지 않았다. 20년전 박세리의 ‘맨발 투혼’으로 시작된 한국 선수의 US여자오픈 10승 달성은 1년 더 기다리게 됐다. 태국의 장타자 에리야 쭈타누깐은 연장에서 멋진 벙커샷으로 다 놓치는 듯하던 우승컵을 가까스로 품에 안았다. 

4일 미국 앨라배마주 쇼얼크리크 골프장(파72·6689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두번째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 이날 승부는 ‘골프는 장갑 벗을때까지 모른다’는 말이 어울리는 흥미진진한 명승부였다. 

전반 9홀을 마치고 7타차 선두였던 태국의 쭈타누깐은 부담을 느낀 듯 후반 5타를 잃으며 연장으로 끌려 갔다. 김효주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내며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끝까지 상상하기 힘든 전개가 이어졌다. 이렇게 승부가 흘러가면 쫓기던 선 수가 자멸하기 마련한데 쭈타누깐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에리야 쭈타누깐 4일 US여자오픈 4라운드 16번홀 티잉 그라운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USGA
US오픈은 올해부터 2홀 합산 연장 방식으로 열렸다. 14번홀(파4)과 18번홀(파4) 성적을 합산한 뒤 동타를 이루면 서든데스 방식으로 치러졌다. 

이날 신기의 퍼팅감을 보여주던 김효주는 14번홀에서 열린 연장 첫번째 홀에서 7m 거리 버디 퍼트를 잡아다. 그러자 훨씬 홀 가까이 공을 붙였던 쭈타누깐이 버디 퍼트를 놓쳤다. 
연장 두번째 홀인 18번홀에서 김효주는 보기를 하고 쭈타누깐이 파를 했다. 
연장 세번째 홀인 14번홀에서는 나란히 파를 기록했다. 승부는 연장 네번째 홀인 18번홀에서 가려졌다. 두 선수 모두 두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렸지만 쭈타누깐이 홀 1m에 붙여 파를 지켰고, 김효주는 4m 거리에서 파퍼트를 놓쳤다. 

쭈타누깐은 이날 반에 4타를 줄였지만 후반에 5타를 잃으며 우승을 놓칠 뻔했다. 

그는 10번홀(파4)에서 어이없는 트리플 보기를 기록하며 3타를 잃었다. 티샷을 물에 빠트린 뒤 드롭을 하고 친 공이 나무를 맞고 떨어졌고 4번만엔 온 그린했지만 3퍼트를 하고 말았다. 쭈타누깐은 12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했다. 쭈타누깐은 16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으며 살아나는 듯 했지만 17번홀(파5)과 18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하며 연장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쭈타누깐은 연장에서 김효주가 멋진 플레이를 펼치면 박수를 보내는 등 좋은 스포츠맨십을 보였고, 마지막 순간 놀라운 벙커 샷으로 승리를 지켰다.

그는 이날 샷을 하기전 쓱 미소를 짓는 그만의 독특한 ‘스마일 루틴’을 지켰다. 워낙 큰 승부에 약하자 ‘골프 여제’ 소렌스탐의 멘털 트레이너이자 스윙코치였던 스승들과 팀을 이뤄 만든 루틴이었다. 3번 우드나 2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면서도 다른 선수 드라이버 샷 보다 장타를 치지만 그는 큰 경기에서 자멸하며 박인비와 리디아 고에게 역전패를 당한 아픔이 있었다. 

쭈타누깐은 이날도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자”는 다짐을 수시로 되뇌이며 경기했다고 한다. 

김효주는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최근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는 최고의 플레이를 보였다. 2016년 1월 시즌 개막전 우승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 김효주는 올해도 부진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이날 부드럽고 정확한 샷과 정교한 퍼팅 능력으로 재기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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