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위상으로 보면 단연 우즈의 이름값이 높다. 그러나 제118회 US오픈에서만큼은 아니었다.
US오픈 1-2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한 타이거 우즈(오른쪽)와 더스틴 존슨. 이틀간 우즈는 10오버파, 존슨은 4언더파를 쳐 14타 차이가 났다. 컷탈락한 우즈가 다시 메이저의 까다로운 코스 조건에서 정상에 오르고 세계 1위를 탈환하기까지는 아직 먼길이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
16일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힐스 골프장(파70)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전날과 마찬가지로 존슨과 우즈는 같은 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했다. 존슨은 이날 3언더파를 보태 중간 합계 4언더파로 단독 선두로 나섰다. 존슨은 2라운드 합계 유일한 언더파 선수여서 더욱 빛이 났다. 반면 우즈는 2타를 더 잃어 합계 10오버파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두 선수의 간격은 14타나 됐다.
이번 대회 이틀 경기만 놓고 본다면 33세인 존슨의 플레이는 만개했고, 42세의 우즈는 서서히 쇠락하는 모습이다. 우즈는 단순한 파워 측면에서는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선보였지만 정교함과 집중력이 예전만 못했다. 이에 비해 존슨은 파워에 노련미까지 더해진 인상이다.
존슨은 2라운드에서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가 291야드로 오히려 우즈(293야드)에 비해 밀렸다. 1라운드 때도 그랬다. 존슨은 그러나 페어웨이 안착률(85.71%)과 그린 적중률(66.67%)에서 우즈를 앞섰다. 우즈는 전날에 비해 샷의 견고함이 되살아나긴 했지만 페어웨이 안착률 78.57%, 그린 적중률은 50%에 그쳤다.
그린에서도 갈렸다. 존슨은 2라운드 7번 홀에서 1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우즈의 퍼트는 이틀 내내 말을 듣지 않았다.
우즈는 컷 탈락 후 가진 인터뷰에서 “기분이 별로다. 플레이도 그렇고, 퍼트도 말썽이었다”고 했다.
코스 설계가이자 폭스스포츠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길 핸스는 대회를 앞두고 “그저 페어웨이에 공을 갖다 놓을 수는 있지만 정확한 앵글을 확보하지 못하면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의 예측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셈이다.
정신적인 면에서도 존슨에게는 여유가 있다. 존슨은 평소 스윙을 할 때 무슨 생각을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때린다”고 말한다.
우즈는 그러나 초조하다. 2008년 US오픈 우승 이후 아직껏 메이저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틀 동안 존슨의 플레이를 바로 옆에서 지켜본 우즈는 후 “존슨은 자신의 경기를 완벽히 제어하고 있었다. 바람이 거세고, 이른 아침에는 비가 왔지만, 그는 견고하게 쳤다”며 칭찬했다.
3년 만에 출전한 US오픈에서 일찌감치 짐을 싼 우즈는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했다. 메이저 우승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당연하다(absolutely)”고 말했다. 우즈는 2주 후 자신의 재단이 주최하는 퀴큰론스내셔널에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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