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 데뷔한 최민철(30)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투어 활동과 레슨을 병행했다. 투어 프로 선수가 레슨을 한다는 것은 상금만으로 생계를 꾸려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 해 투어 경비만 해도 5000만원 안팎 든다. 그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힘겹게 우승을 좇은 지 8년. 드디어 꿈이 이뤄졌다. 그것도 국내 최고 권위 무대였다.
24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막을 내린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3라운드까지 2타 차 선두였던 최민철은 이날 마지막 18번홀 버디를 포함해 2타를 줄이며 합계 12언더파 272타를 기록했다. 2위 박상현과는 2타 차이였다.
최민철이 24일 국내 최고 권위의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에서 데뷔 8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한 뒤 동료들이 뿌리는 물을 두 팔을 벌려 맞고 있다. /PENTA PRESS 연합뉴스 |
주니어 시절 뉴질랜드에서 골프 유학도 했던 최민철은 한때 골프채를 놓기도 했다. 세미프로 시절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집안 형편상 골프를 계속할 수 없었다. 그때 가까운 지인의 부모님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한다.
최민철은 KPGA투어에 데뷔했지만 드라이버 입스까지 걸리며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년 전에는 투어 시드를 잃었다가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거쳐 가까스로 1부 투어를 뛸 수 있게 됐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던 지난해 하반기 세 대회 연속 준우승하며 자신감을 찾았다. 올해도 출발은 좋지 않았다. 8개 대회에 출전해 상금 순위 68위(2381만원)였다. 지난 5월엔 3개 대회 연속 컷탈락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처음 나왔던 한국오픈에서 6위를 차지한 좋은 기억이 있었다. 최민철은 이날 우승 경험이 없는 선수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과감한 플레이를 했다. 경기 초반 최호성이 공동 선두로 올라오고, 후반에는 박상현이 맹추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최민철은 "힘든 경험을 통해 압박감 속에서도 나만의 스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3승에 도전했던 박상현은 이날 5타를 줄이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상현은 준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받아 상금 랭킹 1위(5억4880만원)를 달렸고, 상위 두 명에게 주어지는 브리티시오픈 출전권도 확보했다. 김경태와 문경준이 나란히 공동 3위(6언더파)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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