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이 대회에 캐디로 필드를 밟아본 적이 있어요. 그때 선수들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여서 프로골퍼 꿈을 꾸게 됐죠."
22일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올린 전가람(23)은 감격을 감추지 못한 채 '옛날 이야기'를 꺼냈다.
전가람은 2015년 3월부터 5개월간 이번 대회 코스인 경기도 포천의 대유 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캐디로 일했다. 이미 2013년에 KPGA투어 프로(정회원) 자격까지 땄지만, 자존심을 따질 처지가 아니었다. 어려워진 가정형편으로 안 해본 아르바이트 일이 없던 상황이었다. '내가 무슨~' 하는 심정이 되어 골프에 대한 흥미도 잃었다. 당장 돈이 필요했다.
22일 경기도 포천의 대유몽베르C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18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전가람이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자신이 일했던 골프장에서 데뷔 3년 만에 첫 우승한 그는 동료가 뿌리는 물을 그대로 맞으며 기뻐했다. /KPGA |
캐디 일은 생각보다 돈벌이가 되지 않았다. 대신 그에게 다시 꿈을 심어줬다. 당시 이 대회에서 아는 선수 캐디를 했고, 그 선수가 컷을 탈락해 주말에는 갤러리로 대회를 관람했다. 그는 "샷 하나에 모든 걸 거는 선수들 모습을 보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절감했다"고 했다. 무섭게 노력한 그는 그해 말 KPGA투어 퀄리파잉 테스트를 통과해 2016년부터 투어 생활을 했고,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공동 3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전가람은 그린을 손바닥처럼 아는 이 골프장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였다. 그는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2위 박효원을 4타 차이로 제치고 우승해 상금 1억원을 받았다.
경남 김해 가야 컨트리클럽에서 막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는 이소영(21)이 1년 9개월 만에 2승째를 올렸다. 이소영은 합계 9언더파 207타로 공동 2위 장하나·오지현·남소연·안나린을 2타 차이로 제쳐 상금 1억20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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