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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시 우승하고 보니 포기하지 않길 정말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29일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주니치 크라운스에서 우승한 뒤 밤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양용은(46)은 살짝 들떠 있었다. 이날 우승은 그가 40대에 거둔 첫 우승이었다. 2010년 코오롱 한국오픈 이후 8년 만이고, 일본 투어만 따지면 2006년 산토리오픈 우승 이후 12년 만이었다. 3일부터 국내 대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 출전하는 그는 “앞으로 50세가 될 때까지 매년 1승 이상 거두고 싶다”고 했다.
29일 양용은 프로골프 선수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주니치 크라운스 대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일본골프다이제스트 제공
양용은은 이날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골프클럽(파70)에서 막을 내린 주니치 크라운스에서 합계 12언더파 268타 기록으로 2위 황중곤과 앤서니 퀘일(호주)을 4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선두에 2타 뒤진 2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양용은은 3타를 줄이며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 상금 2400만엔(약 2억3500만원)을 거머쥐었다. 양용은은 미국 PGA 투어 2승, 유럽 투어 2승, 한국 투어 3승, 일본 투어 5승을 올렸다.

양용은은 제주 출신에 한번 불붙으면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국내에서 ‘바람의 아들’이라 불렸다.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한 번도 메이저 대회 역전패가 없었던 타이거 우즈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아시아 선수 첫 메이저 챔피언에 올라 외신들로부터 ‘호랑이 사냥꾼’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이렇게 화려하던 경력은 2010년까지였다. 부상에 시달리고 가정사까지 겹치면서 2014년에는 PGA 투어 카드를 잃었다. 2016년에는 유럽 투어 시드도 놓쳤다. 40대 중반이 된 양용은은 불러주는 대회만 있으면 달려갔지만, 국내에서도 컷 탈락하기 일쑤였다. 그는 점점 ‘추억의 인물’이 되어 갔다.

국내 대회에 출전하면 팬들 사이에선 “저기 양용은이다. 왜 타이거 우즈 꺾고 메이저(PGA 챔피언십) 우승했던 선수 있잖아~” 하는 이야기가 들리기 일쑤였다. 그래도 그는 “은퇴 전에 꼭 다시 PGA 투어에서 우승할 것”이라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한 일본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1등으로 통과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는 “고질이던 목과 허리 부상이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90㎏이 넘던 몸무게도 82㎏으로 줄였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290야드 안팎으로 전성기와 비슷했다.

양용은은 올 시즌 일본 투어를 앞두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첫 번째 출전한 대회에선 컷 탈락했지만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양용은은 “팬들에게 모처럼 좋은 소식을 전해 드려 감격스럽다.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했다.

그는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나이가 조금 있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주거나 우승하는 모습이 최근 몇 차례 있었는데 그런 모습에 나도 동기부여가 됐다”며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우즈와 만나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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