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자폐성 발달장애 프로 골퍼로 ‘필드의 우영우’란 애칭을 지닌 이승민(27·하나금융그룹)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승민은 25일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4언더파 138타를 기록했다. 오후 1시 현재 공동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2023년 KPGA투어에 데뷔한 이승민은 43개 대회에서 6번째 컷 통과를 사실상 확정했다. 이승민은 2023년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 37위가 정규 투어 최고 성적이다.
이승민이 25일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우리금융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티샷후 공의 방향을 살피고 있다. /KPGA
이틀 연속 바람이 강하게 부는데다 그린이 단단하고 빨라 많은 선수가 고전하는 가운데 침착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였다. 이승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첫날 세홀까지는 모처럼 1부 투어 경기라서 정신이 없었지만 그다음부터는 최대한 많은 버디를 잡겠다는 생각으로 경기했다”고 밝혔다. 이승민은 첫날 보기 4개를 했지만, 버디 5개로 1타를 줄이는 집중력을 보였다.
이승민의 스윙코치이자 캐디를 맡는 윤슬기씨는 “아무래도 발달장애 골퍼로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생각이 앞서 그동안 위축된 경기를 했었다”면서 “올해 중국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상위 13위에 오르며 투어 카드를 획득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은 것 같다”고 했다. 이승민과 윤 코치는 지난 동계 훈련 기간 보기를 하더라도 최대한 버디를 많이 잡는 공격적인 경기를 몸에 익히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승민 혼자 그린을 읽고 거리감을 맞추는 훈련에도 공을 들였다고 한다. 윤 코치는 “이승민 프로가 발달장애를 딛고 투어 프로 자격증을 따고 1부 투어에서 경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니어 시절부터 그린 플레이가 뛰어났었기 때문”이라며 “캐디에게 의존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는 연습을 통해 어릴 때의 감각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살 무렵 선천적 자폐성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이승민은 발달장애 골퍼로는 처음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프로가 돼 여러 차례 컷을 통과하며 ‘필드의 우영우’라는 애칭을 얻은 선수다.
이승민은 2022년 US 어댑티브 오픈 초대 챔피언이자 지난해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 장애인 골프(G4D) 투어 올 어빌리티 챔피언십(AAAC) 호주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일반 프로 골프 대회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불굴의 의지로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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