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첫딸 몰리를 얻은 저스틴 토머스(32·미국)는 새출발을 결심했다. 2018년 세계 1위까지 올랐던 그는 최근 3년 가까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연말 동갑 친구 잰더 쇼플리(미국)에게 전화를 걸어 퍼팅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토머스는 지난해 퍼팅 이득 타수(Putting Strokes Gained) -0.478로 그린에서 타수를 잃고 있었다. 특정 거리에서 퍼팅을 성공시키는 데 필요한 평균 퍼트 수와 비교하여, 얼마나 적게 또는 많이 퍼트를 했는지 계산한 개념이다.
184명 가운데 174위로 PGA투어에서 꾸준히 뛰는 선수 중에는 꼴찌였다. 지난해 메이저 2승(PGA챔피언십·디오픈)을 거둔 쇼플리는 함께 퍼팅 훈련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야기를 나누며 연습한 그 3시간이 토머스의 녹슨 퍼팅 감각을 깨우는 신호탄이 됐다. 토머스는 “잰더와 이야기하면서 데뷔 초기 퍼팅이 좋았던 때 하던 연습 방법과 퍼팅 루틴을 하나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RBC 헤리티지 우승 트로피를 든 토머스. /로이터 연합뉴스
토머스는 21일(한국 시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 아일랜드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그니처 이벤트(특급 대회) RBC 헤리티지(총상금 2000만달러)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앤드루 노백(미국)과 합계 17언더파 267타로 경기를 마친 뒤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6m 버디에 성공했다. 2022년 5월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 이후 35개월 만의 우승이다. 그가 연장에서 성공한 6m 버디 퍼팅은 이번 대회까지 16승을 거두는 동안 성공시킨 가장 긴 우승 퍼트였다고 한다. 우승 상금은 360만달러(약 51억2000만 원)다.
토머스는 이번 대회 퍼팅 이득 타수 3위가 돼 이 부문 시즌 랭킹 24위로 뛰어올랐다. 프로 초창기 상위 50위 안에 들던 퍼팅 실력을 되찾은 셈이다. 지난 연말 19위였던 세계 랭킹도 6위로 끌어올렸다. 토머스는 이 대회에 앞서 두 차례 준우승 포함 네 차례 톱10에 드는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토머스는 3라운드 도중 벙커에 빠진 공 주변 자갈을 치우다가 공이 움직인 것을 자진 신고해 1벌타를 받아 실력과 매너 모두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토머스는 “인내심을 갖고 긍정적인 태도로 열심히 노력했다”며 기뻐했다.
3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김시우는 이날 버디 2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3타를 잃고 공동 8위(12언더파)로 마쳤다. 임성재는 이글 2개를 포함해 4타를 줄여 공동 11위(11언더파)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임성재는 24일부터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 출전해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안병훈은 공동 38위(6언더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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