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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기(왼쪽) 석교상사 회장이 지난해 사랑나눔 골프 대회에서 마련한 후원금을 성가복지병원에 전달하고 있다. / 사진 석교상사


올해 40주년을 맞은 석교상사의 이민기 회장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2008년 금융 위기 등 당시에는 도저히 이겨내기 힘들 것 같던 어려움을 뚫고 성장한 한국 골프용품 업계의 1세대 인물이다. 일본 골프용품 업체 브리지스톤의 수입 업체로 출발해, 지금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지향한다’란 경영 철학을 통해 국내 골프계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그가 2005년 시작한 자선 골프 대회는 지난해까지 누적 기부금 23억원을 넘었다. 서희경과 고진영, 박현경, 이예원 등 한국 여자 골프의 내로라 하는 스타 선수를 주니어 시절부터 눈여겨보고 후원한 덕분에 이들이 사용하는 브리지스톤의 ‘V300’ 모델이 국민 아이언이란 애칭까지 얻었다. 1997년 국내 최초로 피팅 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2000년 국내 최초로 투어 선수 지원용 투어 밴을 도입했다. 국내 골프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청정 스포츠’란 인식과 함께 골프 코스가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의 플렉스(flex·자기 과시) 명소로 꼽히며 정점을 찍었지만, 엔데믹(endemic·감염병 주기적 유행) 이후 깊은 침체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어본 이 회장은 “어려운 시기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늘 있는 것 같다”며 “돌이켜보면 무척 힘든 시절이었지만, 걱정하는 대신 열심히 앞을 향해 가다보면 어느새 길이 나타나곤 했다”고 했다. 이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2020년 팀 브리지스톤 아카데미가 마련한 한국과 태국의 주니어 골퍼 친선 경기에 참가한 선수단. / 사진 석교상사

40년, 가장 기쁜 순간을 꼽는다면.

“특별한 어느 순간이라기보다 직원과 함께 일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함께 박장대소하던 순간이 있다. 그때가 가장 행복했고 언제나 그리운 추억이다. 회사 발전은 우리 인재들 덕분이다.”

가장 뜻 깊은 순간은.

“매년 가을에 여는 ‘사랑나눔 골프 대회’다. 지난해 제17회 사랑나눔 골프 대회에서 마련한 후원금 2억4000여만원을 성가복지병원, 요셉의원, 선덕원에 전달했다. 거의 매년 더 많은 사람이 사랑나눔 골프 대회에 참가하면서 역대 최다 모금액을 경신하고 있다. 23년간 누적 기부금은 21억2000만원이다. 내 개인 후원금과 의료 기기 후원을 더하면, 23억원이 넘는다. 1997년 ‘길음동 안나의 집(무의탁 노인 요양 복지시설, 현재는 영리 시설로 변경)’ 봉사가 시작이었다. 2005년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자선 골프 대회를 시작했다. 처음엔 모금액이 채 2000만원도 모이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 위기(2008년), 경기 침체(2012년), 코로나19(2020년) 등으로 대회를 취소했을 때는 임직원 모금과 바자회, 비대면 모금 등으로 대체했다. 대회로는 20년, 기부로는 23년 이상 이어 왔다. 모금액은 지금은 매년 2억원이 넘게 모인다. 서희경, 고진영, 박현경 등 우리가 후원하는 선수들이 대회에 참석하며 개인적으로 1000만원 안팎 후원금을 낸다. 점점 더 많은 선수가 동참하고 있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나도 내 기부금 외에 먼저 세상을 떠난 딸의 이름으로 무료 병원에 의료 장비를 기부하고 있다.”

그는 2013년 ‘대한민국을 빛낸 21세기 한국인상’에서 ‘사회봉사 공로 부문’을 수상했다. 

2024년 제17회 사랑나눔 골프 대회에서는 2억4000만원이 넘는 후원금이 마련됐다. / 사진 석교상사

사랑나눔이랑 말의 어감이 좋다.

“2012년에 자선이라는 단어를 버리고 ‘사랑나눔’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 행사 취지가 누군가를 불쌍히 여겨 돕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존재로서 나누는 것의 즐거움에 본질을 두고자 하기 때문이다. 브랜드명이 통합된 2013년부터 ‘브리지스톤 사랑나눔 골프 대회’라는 대회명을 사용하다가 2022년부터는 브랜드 홍보가 이닌 ‘사랑나눔’의 본질에 집중하고자, 주최사명을 뺐다. 이제 우리 회사만의 행사가 아니다. 2024년엔 골프존, 이승엽야구장학재단, 브리지스톤타이어, 사랑의 열매, 본앤메이드, 마비스, 선일금고, 미세스문, 리더스코스매틱, EPT, 로모스, 유라온, 에코골프, 퍼터갤러리 등 14개 업체가 후원사로 사랑나눔에 동참했다.” 

국내 업계 최초로 시도한 일이 많은데.

“고교 시절 무전 여행을 다니며 새로운 세상과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것을 배웠다. 지금도 여행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늘 짜인 대로 하면 변화는 없다. 피팅 시스템 도입과 주니어 대회, 아마추어 대회 개최 등은 현장을 다니면서 국내 골프 발전에 도움 될 것 같아 시작한 일이다. 2000년 투어 밴을 국내에 처음 도입했을 때는 무슨 커피나 라면을 파는 차로 알았던 사람도 많았다. 당시 일본 브리지스톤 골프 대회에서 브랜드 이름이 크게 적힌 독특한 차를 봤다. 호기심에 들어가 봤더니 선수들에게 피팅을 해주고 있었다.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좋은 시스템이 없나 싶어, 돌아오자마자 투어 밴을 만들었다.” 

2012년 사랑나눔 바자회. /사진 석교상사

위기를 넘기면 기회로 바뀐다고 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골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얼마 뒤인 1991년 일본과 무역 역조를 이유로 수입선 다변화 정책이 시행됐다. 골프 클럽도 이 품목에 지정됐다. 대만에서 만든 제품을 들여오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1996년 수입선 다변화 품목에서 골프 클럽이 제외되고 바로 그해 ‘브리지스톤 프로 230’이 히트를 쳤다. 당시 골프 클럽 소재가 퍼시먼에서 메탈로, 다시 티타늄으로 트렌드가 바뀌는 과정에 부합하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1997년 IMF 위기가 닥치며 환율이 두 배로 뛰었고, 소비 심리도 위축됐다. 직원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내보낸 직원을 다른 곳에 취직 시켜줬지만 정말 미안했다. 1998년 박세리가 ‘맨발 투혼’으로 US오픈에서 우승하면서 골프가 국민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스포츠로 인식이 바뀌었다.”

글로벌 금융 위기 때는 어땠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엔화 가치가 100엔당 800원대에서 1600원대로 치솟아 한 해 40여억원의 환차손을 봤다. 직원이 회의를 거쳐 한 달간 무급 휴가를 결정했다. 나도 월급을 가져가지 않았다. 이듬해 회사가 정상화되고는 이전에 주지 못했던 보너스와 임금 인상분을 환원해 지급했다. 2010년 이후 석교상사는 안정적으로 운영됐다. 현재는 코로나19 고점 대비 시장 전체가 30~40%씩 축소됐다. 국내외 상황도 복잡하다. 이럴수록 원칙을 지키며 앞으로 가야 한다.”

국내 골프 업계 최장수 기업 중 하나다. 석교상사는 어떻게 시작했나.

“대학 졸업 후 가방 회사 미국 지사에서 일했다. 여러 종류의 가방을 미국에 수출했다. 당시 골프 스탠드백 주문을 받아 제작한 게 골프와 첫 인연이다. 그때는 골프를 잘 몰랐다. 1985년 매형(프로 골퍼 김승학)이 과거 브리지스톤 계약 선수였던 인연으로 수입 매장을 만들었다. 매형과 누나 일을 돕다 이듬해 본격 합류했다. 1989년 9월 8일 주식회사 석교상사를 설립해 대표이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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