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LPGA 투어에서 독보적인 선수가 된 만큼, 나는 PGA 투어에서 세계 1위가 되겠다.”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0승을 거둔 이민지(29)의 동생인 이민우(27·이상 호주)가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31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메모리얼 파크 골프 코스(파70·7475야드)에서 열린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오픈(총상금 950만달러)에서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와, 게리 우들런드(미국)를 1타 차이로 꺾었다. 우승 상금은 171만달러(약 25억원).
남매 골퍼가 각각 PGA 투어와 LPGA 투어에서 우승한 건 1990년 케이시와 빌 크래처트(미국) 남매, 1999년 재키와 짐 갤러거(미국) 남매에 이어 세 번째다. 이민우는 “누나는 페어웨이로 로봇처럼 똑바로 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경기를 하면 아마 몇 홀은 내가 이길 수 있겠지만 많은 홀을 겨룬다면 누나가 이길 것”이라고 했다.
이들 남매는 호주 퍼스에서 태어났다. 티칭 프로였던 어머니 이성민씨에게 어릴 때 골프를 배웠다. 아버지 이수남씨도 지역 클럽 챔피언을 지낼 정도로 골프를 좋아한다. 이민우는 “어릴 적 골프가 지루하게 느껴져 축구와 호주 럭비, 헬스 등을 주로 했다”며 “장타를 치는 재미로 골프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민우는 드라이버 볼 스피드 시속 194마일에 마음먹고 치면 330야드를 가볍게 보낸다. 경기중 쇼맨십이 풍부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한 소통 능력이 뛰어나 “쇼 맨(show man)”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이민우는 “기자회견장으로 오면서 가족과 통화했다”며 “어머니는 우셨고, 아버지는 골프를 치고 계신 것 같았는데 기뻐하셨다”고 말했다.
이민우는 이날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0타를 기록한 이민우는 이날 7언더파를 친 셰플러와 8언더파를 몰아친 우들런드를 1타 차이로 제쳤다. 4타 차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이민우는 16번 홀(파5)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리며 보기를 해 위기를 맞았다. 13~16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은 셰플러와 간격이 한 타 차이로 좁혀졌다. 하지만 남은 두 홀을 파로 잘 막았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지나쳤지만 홀까지 16m를 남기고 퍼터로 홀 20cm에 공을 붙여 파를 잡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유럽 무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민우는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 투어) 3승, 아시안투어 1승이 있었으나 PGA 투어 우승은 없었다. 2024년에 PGA 투어에 공식 데뷔해 이전까지 55개 대회에 출전했던 이민우는 56번째 대회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이전 최고 성적은 작년 코그니전트 클래식과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거둔 공동 2위다.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 6타를 줄여 공동 5위(15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상금 33만7844달러를 보탠 매킬로이는 지난주 9970만9062달러에서 1억 4만6906달러를 기록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1억2099만9166달러)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통산 상금 1억달러의 사나이가 됐다. 2010년 PGA 투어에 데뷔한 매킬로이는 262 경기에서 28승(메이저 4승)을 거두었다. 임성재는 공동 60위(4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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