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거북이 골퍼’ 퇴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주어진 시간을 6초만 초과해도 벌타를 주는 새로운 규정을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 LPGA투어는 14일(한국 시각) “최근 마련한 경기 속도 규정을 다음 달 28일 개막하는 포드 챔피언십 때부터 적용한다”며 “새 규정은 LPGA 투어 위상과 팬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 규정은 샷을 할 때 주어진 시간(40초 규정)을 1~5초 초과하면 벌금을 부과하고, 6∼15초 초과하면 1벌타를 매긴다. 16초를 넘기면 2벌타를 주게 된다. 현행 규정은 30초 초과까지 벌금, 31초를 초과해야 2벌타를 부과했다. 그 시작 기준은 자기 순서가 왔을 때 방해받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는 시점으로 본다. 같은 조 선수가 샷이 끝나길 기다리는 시간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 같은 경기 속도 규정 변경은 지난 5일 선수들에게 공지됐다. 지난해 슬로 플레이(slow play)로 적발된 선수는 31명이었다. 22명은 벌금을 냈고, 9명은 2벌타를 받았다. 바뀌는 규정을 적용했다면 23명이 1벌타, 8명이 2벌타를 받았을 것이라고 LPGA투어는 설명했다.
지난해 여자 골프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는 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챔피언십을 앞두고 “슬로 플레이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켜보는 팬에게도 좋지 않다. 개인적으로 6시간 가까이 걸리는 중계를 보는 건 짜증 나는 일이다. 퍼팅하기 위해 2~3분 걸린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코르다와 3라운드를 함께한 찰리 헐(잉글랜드)은 삼진 아웃 제도를 도입하자고도 했다. “비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슬로 플레이로 세 번 벌타를 받으면 즉시 투어 카드를 회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르다는 바로 직전 안니카 드리븐에서 우승했는데 3라운드에서 코르다가 속한 마지막 조(오후 12시 13분 티 오프)는 18홀 경기 시간이 5시간 38분이었다. 해가 져 그린에서 볼이 잘 보이지 않을 때가 돼서야 끝이 났다. 이로 인해 TV 중계 시간도 51분 초과했으며 중계 방송사인 골프 채널이 중계 시간을 급히 늘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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