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 플랫폼 스마트스코어가 골프용품 오프라인 사업(스마트스코어 스토어·퍼플핀)을 올해 말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불과 8개월 전인 지난 2월 경기도 일산과 대구에 열었던 600평 규모의 대형 오프라인 스토어까지 큰 손해를 감수하고 사업을 접기로 해 코로나 엔데믹 이후 골프 유통 업계의 불황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보여주고 있다. 분당, 송파, 위례 등에 이어 올해 개점한 이들 스마트스코어 스토어는 단순 판매점을 넘어 온라인 플랫폼을 오프라인으로 연결 확장해 골퍼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에 따라 야심 차게 준비했던 사업이다. 매장을 방문해 앱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구동되고 매장 내 주요 공간에 비치된 QR 코드를 스캔하면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1000종 이상의 클럽을 둘러보고 체험할 수 있으며 전문 피터가 골퍼의 특성에 맞는 맞춤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트랙맨을 갖춘 시타실이 일산점에 7개, 대구점에 6개 있다.
골프업계에선 “올해 상반기에도 사업 규모를 빠르게 확장하던 스마트스코어의 유통 사업 전격 철수는 골프용품 시장의 불황이 1~2년이 아닌 그 이상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6일 골프 브랜드 관계자들에게 스마트스코어 정성훈 대표이사 이름으로 ‘리테일팀 오프라인 사업종료의 건’이란 공문이 발송됐다. ‘내부 사정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지만 오는 12월31일까지 스마트스코어에서 운영하는 오프라인 사업(스마트스코어 스토어 및 퍼플핀)을 부득이하게 종료하게 되어 안내하고, 업무 협조를 요청드린다’는 내용이었다.
스마트스코어는 “골프산업 변화에 따른 사업방향 재조정의 일환이다”라며 “플랫폼 및 테크 본연의 사업에 집중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소비가 위축된데다 유통업체들의 과도한 가격경쟁으로 촉발된 출혈 경쟁에 참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스마트스코어는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유통사업은 계속하기로 했다.
스마트스코어는 지난여름부터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접고 희망퇴직과 구조 조정에 나서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당시 정성훈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2022년 8월 마지막으로 1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대부분의 자금이 마제스티 인수에 사용됐는데, 그해 9월부터 국내외 경기가 침체했고 코로나 엔데믹 이후 골프 산업 경기의 내림세가 시작됐다. 그런 상황은 현재도 지속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출범한 스마트스코어는 스코어 관리 서비스를 바탕으로 골프장 예약 대행 및 골프 투어 사업을 운영하다 코로나 기간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렸다. 대규모 투자를 받아 골프 패션 브랜드 ‘맥케이슨’과 골프용품 유통 업체 ‘퍼플핀’, 충북 제천의 27홀 골프장 ‘킹즈락CC’를 인수했고, 2021년에는 프리미엄 골프 클럽 브랜드인 마제스티골프를 31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한국 골프용품 유통 연구소의 신두철 대표는 “현재 골프용품 유통 사업의 침체는 코로나 성수기 때 글로벌 브랜드들이 앞다퉈 골프용품을 과도하게 시장에 풀어 유통 시장이 왜곡된데다 골프 고비용으로 인한 MZ 세대와 여성 골퍼의 이탈, 경기 하강으로 실소비자가 줄어든 데서 비롯된 복합 불황”이라고 진단했다.
신 대표는 “국내 골프 시장에서 클럽과 볼, 액세서리 등 골프용품이 차지하는 시장 규모는 1조2000억원, 골프 웨어는 5조원가량으로 보고 있는데 전년 대비 클럽은 20~30%, 골프웨어는 30~40%가량 매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자료를 보면 코로나 이후 큰 호황을 누리던 골프장 연간 이용객 수도 2022년부터 줄고 있다. 2019년 4170만명을 기록하며 처음 4000만명을 넘어선 지 불과 2년 만인 2021년 총 5056만명을 기록하며 5000만 명 고지를 돌파했다. 하지만 2022년 5058만명으로 간신히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2023년에는 전년 대비 286만여명(5.7% 감소)이 준 4772만여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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