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골퍼’ 박주영(33)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14년 만에 279번째 대회에서 기다리던 첫 우승을 이뤘다. KLPGA투어 역대 최다 출전 우승 기록이다. 2년 전 결혼해 지난해 9월 낳은 아들(김하율)을 안고 활짝 웃는 박주영의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밝은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 같았다. 박주영은 언니 박희영(36)과 함께 KLPGA투어에서 나란히 우승한 첫 자매라는 영예도 갖게 됐다. 박희영은 KLPGA투어 6승, LPGA투어 3승을 거뒀다.
박주영은 “제 이름을 외쳐주는 팬들이 많으셨다. 그 성원 덕분에 마침내 우승할 수 있었다”며 “최대한 자존감을 지키면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연습하면 보답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1일 경기도 파주에 있는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잡아내 2언더파 70타를 쳤다. 박주영은 합계 7언더파 209타를 기록해 2위 김재희(3언더파 213타)를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았다.
2010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박주영은 이 대회 전까지 278번 출전했다. 2015년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년간 뛰고 2016년 KLPGA 투어로 복귀했다.
박주영은 단 한 차례도 시드를 잃지 않고 준우승 5회를 기록했다.
지난해 아들을 얻은 박주영은 올해 복귀해 지난 6월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 아이를 기르며 KLPGA투어에서 뛰는 선수는 안선주(36)와 박희영 둘이다.
박주영은 “아들을 낳고 막상 투어에 복귀하니 충분히 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KLPGA투어에서도 대회 기간 육아 지원 시스템이 갖춰지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14년이나 딸의 우승을 기다리신 부모님과 퇴근하면 아이를 돌봐주며 응원한 남편, 시댁 부모님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박주영은 지난달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260경기 만에 정상에 오른 서연정의 기록을 깼다. 박주영은 “우승하면 은퇴하려고 했는데 막상 우승하고 나니 다음 계획을 다시 잡아야겠다”며 웃었다. 2주 전 OK금융그룹 읏맨 오픈에서 처음 우승한 마다솜이 3위(2언더파 214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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